20131014_종편TF최종논평.hwp

 

[논평] 종편 도입, 총체적 부실의 책임은 방통위에 있다.

 

12만 장에 달하는 종편승인심사 자료 검증을 마쳤다. 언론 시청자단체 활동가, 언론현업 정책기술 전문가, 언론 및 경제학자, 회계사, 변호사 등이 참여한 종편승인검증TF3개월 동안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부문별로 나눠 분석하고, TF 전체위원이 공유하고 보완하는 과정과 함께 종편의 방송 프로그램 편성과 승인조건 중 주요항목에 대한 이행실적을 검증했다.

 

검증 결과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 총체적 부실을 불러올 수밖에 없었던 필연적 과정, 2009년 종편도입을 위한 방송법 개정 당시 위법성과 폭력성을 동반한 집단의 과잉된 정치적 의도가 원인으로 제공되고 있다는 것을 검증 TF는 확인했다. 글로벌콘텐츠 강화, 여론다양성 제고, 유료방송시장의 활성화, 일자리 창출이라는 도입 당시 방통위가 제시한 추상적이고 모호한 정책목표는 종편 도입을 주도했던 정부와 일부 언론사가 벌인 부도덕한 유착을 은폐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었을 뿐 평가의 지표로 삼을 수 없을 정도의 현실 앞에 용도 폐기된 지 오래다. 유료방송 플랫폼사업자에 의존해야 하는 채널사용사업자(PP)'인 종편에 부여된 의무전송채널과 황금채널 배정 등 공영방송 수준의 과도한 특혜는 규제 체계 전반을 흔드는 원인이 되고 있음에도 종편은 담합을 통해 추가 특혜를 요구하며 규제 기관을 겨냥하고 있다.

 

종편 도입 과정에 대한 검증 결과 종편 승인심사 방식의 근본적인 한계로부터 부실심사는 시작됐다. 총점의 80%이상, 5개 심사사항별 100분의 70이상, 6개 승인 최저점수 적용심사 항목별 100분의 60이상 이 세 가지 조건에 만족하는 사업자는 모두 선정하는 절대평가방식을 취했고 총 44개 심사항목 중 객관적 평가가 가능한 계량평가 항목은 9개로 그 중 6개 항목은 배점의 40%가 기본점수로 부여됐다. 1,000점 만점에서 계량평가 항목의 총점은 245점인데 96점이 이미 기본점수로 주어져서 계량평가 항목에서 변별력은 1,000점 중 149점에 불과했다.

 

심사위원의 선정방식과 운영에 있어서도 심각한 문제가 발견됐다. 7개 분야별 전문가 14인을 추전받아 선정했지만 위원장을 포함한 8인을 방통위원이 추천했고 나머지 6명이 13곳의 외부기관의 추천을 받아 선정됐다. 심사위원 선정에서의 공정성은 논외로 하고라도 방통위에 편중된 독립성이 결여된 구성 방식이라는 평가다. 또 아무리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라 할지라도 승인심사 지료가 12만 장 분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 9일 만에 세부기준 설정, 자료 분석, 의견 청취 및 확인, 평가 및 종합 등의 전 과정을 진행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방송 환경과 시장에 대한 충분한 검증과 전망이 부재한 상황에서 종편 승인심사 자체를 정치적 의도를 관철시키기 위한 정치적 행위로서의 의미만을 부여했던 정황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민영방송 사업자의 평가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주주구성의 건전성 역시 맑은 방송을 위해서는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검증 결과 심각한 문제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지배적 주주의 정확한 지분구성이 모호한 심사기준의 허점을 이용해 쪼개기 출자가 대거 이뤄졌고 주요주주의 규제를 피한 투자자들은 승인 의결을 마치고 대거 이탈해 승인장 교부 시점에 31.17%, 채널A의 경우 42.63% 주주가 빠져 나갔다. 새로 진입한 주주들의 건전성 심사는 공백상태인 채 이후 재승인 심사에조차도 방통위는 반영하지 않았다. 특히 사회적 문제로 들끓던 부실 저축은행의 돈이 직접 또는 위장법인 등을 통해 대거 들어왔어도 이에 대한 문제제기는 전무한 상태였다. 납입자본금만 어떤 식으로든 채우면 승인장은 교부됐다. 승인심사 자료를 통해 드러난 승인 시 주주관련 문제점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여전히 입증할 수 없는 의혹들이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공적책임과 공정성, 공익성 실현 계획에서 종편 사업자들은 형식적 공익적 기준이 포함된 항목으로 실천방안을 내놓았다. 공정한 보도를 위한 가이드라인과 언어순화 시스템을 제시했지만 인적 구성 및 운영방식의 구체성이 결여되거나 방송 종사자들의 참여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범 이후 쏟아진 종편에 대한 심의 제제 이력을 감안하면 실효성에 대한 철저한 검토 없이 높은 점수를 매긴 셈이다. 지역, 사회, 문화적 기여도 또한 이후 승인 조건으로 부과할 정도의 중요한 평가기준임에도 그 실현 가능성 여부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다. 시청자 권익실현방안 역시 종편 사업자들은 시청자들의 참여보다는 콘텐츠라는 상품의 품질에 대한 불만처리를 시청자의 권익 실현으로 보는 협소한 시각으로 접근했다. 이는 방통위의 규제 인식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소수 시청자그룹에 대한 서비스 채널 선택권 확대를 내건 종편 도입의 목적에 충족하지 못했다. 편성에 있어서 법정 수준은 맞추면서도 시간대나 콘텐츠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부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프로그램 기획과 편성 계획에서는 지상파와의 차별성을 전제로 외주제작사와의 상생 등 제작협력 계획, 콘텐츠 투자계획 등을 수립했지만 출범 이후 적자 기간을 고려하지 않았다. 기술적 능력 또한 유료방송플랫폼에 의존하는 종편의 지위는 망각하고 지상파에 준하는 기술개발 계획과 유료방송시장 활성화 기여 계획에서도 방송기술을 통한 신기술 콘텐츠 제작으로 수신료를 정상화하겠다는 콘텐츠 사업자가 하기 힘든 비현실적인 계획을 내놓았다.

 

종편승인심사검증TF가 실시한 종편의 프로그램 편성과 이행실적 검증 결과에서도 방통위의 부실 심사에 이은 이행실적 점검이 드러났다. 첫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종편 사업자들이 제출한 이행실적 보고서만을 형식적으로 검토해 시정명령을 내린 것이다. 승인 조건에 해당하는 사업계획서 주요내용만 보더라도 이행실적이 10%대에 지나지 않았다. 특히 지역균형 발전방안, 소수시청자 지원방안은 거의 전무한 상황인데도 방통위는 전반적으로 성실히 이행한 것으로 평가했다. 구체적인 점검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인상비평 수준의 평가로 일관하고 있다. 이를 내년 재승인 심사에 반영할 경우 부실심사를 면키 어려울 것이다.

 

방송 프로그램 기획편성제작계획 실적 검증결과 2012JTBC가 총 7차례 오락편성 비율 50%를 초과해 방송법 위반 사례가 드러났다. TV조선과 채널A도 각각 2회와 1회 오락편성비율 50%를 초과했다. 방통위가 즉각 실태를 점검해 위반여부를 확인하고 적정한 과태료 부과 등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재방비율이다. 재방송이 어려운 보도프로그램을 제외한 시사 교양과 오락 프로그램을 합친 평균 재방 비율은 70.6%에 달했다. 주시청시간대에도 채널AMBN의 경우 40%가 재방송으로 채워졌다. 특히 MBN2012년 하반기 보도 편성비율이 50%를 초과했고 오락 편성은 1111.3%로 나타났다. 여기에 84%가 재방송이다. 이 정도면 보도채널과 다를 바 없다. 전체적으로 종편의 재방 비율과 보도 편중 등 프로그램 편성 비율은 종합편성의 취지와는 매우 멀다는 것이 종편승인검증TF의 결론이다.

 

종편도입에 있어 책임의 시작과 끝은 규제기관인 방통위다. 지난 3개월 방통위의 직무유기를 시민사회가 메우는 역할을 했다. 종편승인심사TF의 검증결과 발표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던 방통위의 태도는 매우 무책임했다는 점 또한 지적한다. 재승인 심사안을 결정하는 과정 또한 승인심사 당시 드러난 규제 공백을 철저히 배제시켰다는 점에서 방통위는 분명 책임과 행위의 연장선에 있다. 방통위는 분석 결과에 따른 문제점들을 책임 있게 점검하고 빠른 시일 내 보완해주길 바란다.

 

오늘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미디어의 4대강인 종편의 문제를 제대로 짚어내고 바로잡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20121014

언론개혁시민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인권센터

 

 

 

 

 

 

Posted by PCMR

댓글을 달아 주세요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