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022[논평]국정원.hwp

[논평]

 

박근혜 정권은 광범위한 장악 시스템의 가동을 즉각 중단하라.

 

국가정보원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불법 대선 개입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20일 민주당이 공개한 윤석열 전 국정원 특별수사팀장의 변경된 공소장 내용은 충격적이다. 대선전 석 달간 하루 510, 55천 건이 넘는 트위터 게재를 집중적으로 해댔다. 박빙이 예상되던 지난 대선에서 야권후보 단일화 등 여론이 움직일 기폭제가 될 시기와 내용들을 겨냥해 흐름을 타고 여론조작이 이뤄졌고 기존 댓글 내용보다 입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원색적 비난과 노골적인 편들기가 대부분이다.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지지후원금 독려등의 내용으로, 문재인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종북 등 색깔 입히기와 개인사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 등을 자동 리트윗 되는 프로그램을 통해 퍼뜨렸다. SNS의 특성을 고려할 때 파급력은 기존 댓글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표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트위터 계정이 미국에 있어 나름의 안정성을 믿고 적극적인 개입을 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따른다. 이 정도면 여론조작에 가담한 국가정보원 심리전단 직원들은 지난 대선 기간 박근혜 후보의 불법 선거운동원으로 열심히 일한 셈이다. 또 지난 대선, 흔하게 접한 야권 후보와 관련된 정보들은 거의 국정원 발이라고 해도 과한 표현이 아니다.

 

이제 더 이상 지난 대선이 후보 간 공정한 게임이었다고 믿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국정원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는 입장표명 또한 무색하기 짝이 없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그간 대선 불법 개입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온 검찰 내부 채동욱 총장의 낙마와 특별 수사팀의 윤석열 팀장의 경질은 여기까지 드러난 개입의 정황도 방산의 일각이라는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파면 팔수록 고구마 줄기처럼 딸려 나오는 증거들을 차단하기 위한 일종의 물타기 행위가 검찰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가의 안전보장에 복무해야 할 공적 기관들이 특정후보의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 가담한 사실은 대선 무효를 다툴 만큼 중대한 범죄행위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현실에 놓이게 한 원인을 제공한 국정원은 헌법이 보장한 권한에서 스스로 이탈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정보기관, 국방부, 검찰, 공영방송, 통신자본 등이 국가권력의 작동 장치 속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진단한다. 이른바 광범위한 장악시스템 가동의 시작이라는 점이다. 감청 등으로 정보를 독점한 기관은 정권의 이익을 위해 언제든지 SNS 등 사회 여론망을 장악해 조작을 일삼을 수 있고, 독점한 정보력을 무기로 협박해 사법부 또한 무기력하게 만들어 코드를 정권에 맞추고, 거버넌스가 장악된 공영방송은 뉴스거리가 나와도 몸을 사리기 바쁜 현실이 지속될 것이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은 조각 사례에 지나지 않을 뿐 시나브로 더욱 진화된 형태로 드러날 것이다.

언론연대는 국정원의 조직적인 간섭은 물론이고 사이버사령부 일부 군인들의 대선개입 시비까지 일고 있는 현재의 사태를 민주주의 위기의 중대 신호로 읽는다. 국가 권력의 선거 개입을 통한 민주주의 훼손, 정치 왜곡의 정치 사회적 비상사태로 파악한다. 한국사회가 과거의 무단 통치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심각한 경고문으로 읽으며, 바로 그러한 점에서 이 사건에 대한 우려와 분노를 시민사회 및 시민들 전체와 함께한다. 우리는 국가가 절대로 간섭해서는 안 되는 언론자유를 민주주의의 기본 조건으로 확인하면서, 당사자의 정확한 책임과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국정원의 개혁은 광범위한 장악 시스템의 가동을 멈추게 하는 출발이다. 국내 정보 수집권한 폐지, 수사권 폐지 등의 권한 축소를 골자로 한 법안이 진선미 의원의 발의로 계류 중이다. 국회는 연내 반드시 입법부의 명예를 걸고 국정원 개혁법안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 미디어공약이다. 새누리당은 집권 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로 공약 이행에 대한 대안을 빠른 시일 내 제시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정치권력과 통신자본과의 유착 구조로 말미암은 문제들이 사회적 저항에 직면했다. 이에 대한 응답도 국회의 몫이다.

 

 

20131022

언론개혁시민연대

 

Posted by PC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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