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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수신료 인상 일방 강행하는 KBS 여당이사들을 규탄한다.

by PCMR 2013.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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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수신료 인상 일방 강행하는 KBS 여당이사들을 규탄한다.

 

여당 추천 이사 7인을 비롯한 KBS 사측의 일방적인 수신료 인상 움직임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내일(13) KBS이사회에서 수신료 인상안이 의결될 예정이라고 한다. 여당 이사들은 현재 월 2,500원인 수신료를 4,300원이나 4,80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 의결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73일 여당이사들이 수신료 인상안을 단독 의결한 후, 야당이사들은 KBS이사회의 공식 일정에 불참하며 경영진과 여당이사들의 독단적 행보에 반대해왔다. 국민적 여론수렴과 합의는 고사하고 이사회 내부의 소통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여당이사들은 야당이사들의 합리적 요구를 거부하며 사측의 꼭두각시 노릇만 하고 있다.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와 협의과정도 준수하지 않은 채 강행하는 것은 합의를 전제로 한 KBS 이사회의 기본정신에 위배될 뿐 아니라 국민 여론을 무시하는 오만한 처사다.

 

누누이 얘기해왔듯이 수신료 인상을 논의하기 전에 우선돼야 할 원칙이 있다. 보도공정성과 제작자율성 확보를 제도화하고,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며, 수신료 사용의 투명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KBS는 이 중 어느 것 하나 기대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다. 친정권적불공정편파보도는 수그러들 줄 모르고 있고, 제작자율성 침해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쇼 진품명품>에 부적격 인사를 새 진행자로 앉히면서 이에 항의한 기존 제작진들을 인사조치하고, <황정민의 FM대행진> 뉴스브리핑 코너에 새노조 집행부 출신 기자의 출연을 막고, 뉴라이트 교과서에 비판적인 학자가 출연한 <역사저널 그날>과 국정원 간첩조작 사건을 다룬 <추적60>을 불방시키는 등 노골적으로 제작 자율성을 짓밟는 사태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이처럼 2,500원도 아까운 현 상황에서 수신료를 올려 받겠다고 생떼를 부리고 있으니 참으로 양심도 염치도 없다. KBS에 쏟아지는 국민적 질타와 비판에 아무런 반성이나 쇄신 노력도 없이 유리한 정치 환경에서 어떻게든 일단 올려 받고 보자는 뻔뻔스러운 작태다. 스스로 생각해도 낯부끄럽고 명분이 없으니 이제 최소한의 절차적 과정까지 무시하며 강행해버리자는 심산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런 오만과 독단이 어떤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지 두렵지 않은가.

 

수신료 인상 논의의 출발점은 사회적 합의와 국민 여론 수렴이고, 선행돼야 할 과제는 방송 공정성 확립이다. KBS의 존재 의미와 시청자들의 사랑은 공정방송에 대한 믿음에서 나올 수 있다. 국민들은 지금의 KBS에 실망하고 분노하면서도 망가진 KBS가 언젠가는 다시 정상화되고 제 역할을 다해주길 희망한다. 그래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공정방송을 위해 힘겨운 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언론노동자들과 뜻을 함께하며 응원하고 있는 것이다. KBS 사측과 여당이사들은 시청자들이 준 마지막 기회를 저버리지 말고, 일방적인 수신료 인상 강행을 중단하기 바란다.

 

 

20131112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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