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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몰상식의 끝을 보여준 방심위, 해체가 답이다.

by PCMR 2013.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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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몰상식의 끝을 보여준 방심위, 해체가 답이다.

 

이 정도면 존재 자체가 악이다. ‘정치심의’, ‘표적심의’, ‘자판기심의의 화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부끄러운 기록을 하나 더 보탰다. 방심위는 어제 (19) 열린 JTBC ‘뉴스9’115일자 보도에 대해 방송심의규정 제9(공정성) 14(객관성) 항목을 위반했다며 법정제재 중에서도 중징계에 해당하는 프로그램 관계자 징계 및 경고’(벌점4)’ 조치를 내렸다. 방심위의 비상식적 행태와 전력에 비춰볼 때 예견된 결과지만 그 수위는 생각보다 더 높았다. 이번 심의는 상당한 비판과 역풍이 예상됐던 터라 비판 여론을 조금이라도 의식하지 않을까 했지만 역시 방심위의 비상식은 거칠 게 없었다.

 

어제 회의에서 정부·여당 측 방심위원들은 당시 <뉴스9>가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 뉴스를 전하면서 김재연 대변인과 정부에 비판적인 학자를 출연시켜 다양한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하지 않아 시청자를 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었고, 여론조사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방송해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8일 열린 방송소위에서 이들은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김성환 노원구청장 등을 종북으로 규정하고 사실관계가 틀린 발언을 해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를 출연시킨 TV조선 <뉴스쇼 판>에 대해서는 문제없음과 가장 낮은 제재인 의견제시를 냈다. 명백히 불공정한 이중 잣대다.

 

절차적 문제도 있었다. 1127일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는 제9(공정성) 위반 여부만을 살피도록 돼 있었는데, 어제 갑자기 제14(객관성) 위반에 대한 심의까지 진행한 것이다. 방송소위 이후 객관성 심의 민원이 추가로 제기돼 박만 위원장이 해당 안건을 직권으로 전체회의에 상정했기 때문이다. 유례없는 병합 심의를 밀어붙이면서 박만 위원장을 비롯한 정부·여당 추천 위원들은 규정 상 문제될 게 없다며 강행했다. 권력 비판적인 관점을 견지한 JTBC <뉴스9>와 손석희 앵커에 대한 공격과 견제를 위해 심의를 도구로 활용하려 한다는 의혹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엄광석 위원은 어제 JTBC 뉴스는 종합뉴스 사상 공정성과 객관성을 어긴 가장 대표적인 수치스러운 사례라고 떠들어댔다. 엄 위원 자신을 비롯한 정부·여당 측 방심위원들에게 그대로 돌아가야 할 말이다. 권력의 눈치만 살피면서 공정성과 객관성은 내팽개친 지 오래고, 오로지 정권 비호를 위해 정치·편향·표적·이중 심의를 일삼고 있는 자들이 누구인가. 스스로 존재 가치를 부정하며 사회적 해악만 일삼고 있는 자들이 누구인가. 이 보다 더 수치스러울 수 없다.

 

 

20131220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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