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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논평] 한나라당이여, 이러려면 뭐 하러 합의했는가?

by PCMR 2013. 9. 10.

[논평]
한나라당이여, 이러려면 뭐 하러 합의했는가?
- 미디어렙법안 신속 처리 합의를 파기하는 한나라당은 열배백배의 심판이 있을 것이다 -

KBS가 그렇게 두려운가? 민주통합당 대표와 최고위원 경선 토론회를 KBS가 중계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당신들도 그런 꼴 당할까 두려운가? KBS의 생떼를 외면하고서는 4월 총선을 치를 자신이 없는가? 그렇기에 연내 처리를 포함해 민주통합당과 합의한 미디어렙법안 신속 처리를 폐기하려는 것인가? 정녕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그렇게 판단하는가?
 
그렇다면, 허접하기 짝이 없는 이런 판단력 하나만 봐도 박 위원장이 주도하는 한나라당 ‘쇄신’은 이미 앞길이 노랗다고 보면 된다. 상대적으로 입 바른 소리를 해온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이상돈 중앙대 교수도 이쯤에서 깨끗이 털고 나오는 게 맞을 것이다.
 
한 번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고, 저잣거리 한 복판에 가서 물어보라. 한나라당이 환골탈태 했다고 치자. 그러면 환골탈태 한 한나라당을 KBS가 열심히 보도하면 4월 총선에서 선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누가 KBS 보도를 믿나? 제1야당 회의를 도청이나 해대고, 카메라 동원해 여야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온갖 겁박을 해대는 KBS의 보도를 누가 믿느냐는 것이다.
 
환골탈태 하지 않는 KBS에 수신료 인상을 해주겠다고 날뛰는 당신들 앞에는 유권자들의 차가운 냉대만이 돌아올 것이다. 이미 당신들의 행태만으로도 이미 수도권에서는 거의 10석 정도가 추가로 날아갔다고 보면 된다. 정권 비리를 감싸고 유권자들에게 정보 제공 차원에서 해야 할 보도는 안 하는 KBS에게 수신료를 올려주지 못해서 안달하는 한나라당 이미지만으로도 당신들은 이미 텄다.
 
수신료 그렇게 올려주고 싶으면, 한나라당 혼자서 날치기 처리하시기 바란다. 그 방법밖에는 없다. 애꿎은 미디어렙법안에다 끼워 팔려는 수작일랑 거둬들이라는 말이다. 거둬들이지 않으면 미디어렙법안 처리도 무산된다. 자 여기서부터는 정치공학이다. 한나라당 표 떨어지는 소리가 또렷하고 선명하게 전국에서 들린다. 종교계를 포함한 지역 시민들이 한나라당을 심판하자는 빗발치는 아우성이, 교회와 성당과 사찰의 종소리처럼 은은하게 전국으로 퍼지는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
 
모르시는가? 이미 지역방송과 종교방송의 광고수입은 반 토막 이상이 났다. 심한 말로 이들 방송의 허탈감과 피눈물은 켜켜이 쌓여가고 있다는 말이다. 그것이 한나라당에 대한 거대한 분노로 폭발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 대목에서 정말 물어보고 싶다. 여전히 ‘구태 덩어리’ KBS가 두려우신가? 지역방송과 종교방송이 대변하는 지역의 목소리는 여전히 모기소리만큼 작다고 판단하시는가?
 
선택하시라. 당신들은 외통수에 걸렸다. 알량한 수신료 타령일랑 접어두시라. 13일 본회의를 열어 미디어렙법안을 신속히 처리하라. 그런 뒤 한나라당 쇄신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시라. 그래야 정치적 효과가 더 크지 않겠는가? 당신들은 정치인들인가, 아니면 바보들인가? 우리가 한나라당에 할 수 있는 충고는 여기까지다.
 

2012년 1월 10일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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