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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관제사장 길환영 , 더 늦기 전에 물러나야 한다

by PCMR 2014. 5. 27.

논평_길환영 관제사장, 더 늦기 전에 물러나야 한다.hwp

 

[논평]

 

관제사장 길환영 , 더 늦기 전에 물러나야 한다

 

어제 KBS 이사회가 길환영 사장의 해임 제청안을 정식으로 상정했다. 이날 이사회는 여당 추천 한진만 이사를 제외한 10명이 참석해 만장일치로 해임안을 상정했다. 해임안은 28일 정기이사회에서 처리된다. KBS의 운명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

 

우리는 길 사장이 더는 KBS에 부담을 주지 말고 스스로 물러나길 촉구한다. KBS 이사회가 참석인원 만장일치로 사장의 해임안을 상정한 건 유례없는 일이다. 지난 2008KBS 이사회가 정연주 사장의 해임안을 상정한 바 있지만 당시에는 여당 측 이사들이 경찰력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밀어붙인 것으로 경우가 전혀 다르다. 길 사장에 대해서는 여야 할 것 없이 해임을 논의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길 사장은 이사회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현재 KBS 구성원의 절대다수가 길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23일 투표율 93%, 파업찬성 94.3%로 총파업을 가결했다. 길 사장에 대한 불신임 의사는 97.9%에 달한다. KBS 양대 노조인 KBS노동조합도 오늘 총파업 찬반투표를 마무리한다. 어제는 KBS 경영협회 투표에서도 84.4%가 길 사장의 퇴진에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KBS 기자협회가 일주일째 제작거부를 이어가면서 뉴스는 파행을 거듭하고 있으며, PD협회도 제작거부에 가세한다는 계획이다. 길 사장의 무모한 버티기로 KBS 전체가 완전히 마비된 상황이다.

 

언론학계 마저 나서 길 사장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지난 22일 전국의 언론학자 144명이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한 데 이어 25일에는 한국방송학회 소속 232명의 학자들이 KBS 이사회에 보도와 편성의 자유를 훼손한 경영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청하고 나섰다. 학자들은 공영방송 내부에서 자율성과 독립성을 쟁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다수의 구성원들과 더불어 공영방송의 자율성과 공공성 구현이라는 사회적 과제를 함께 이루어나가고자 한다KBS 구성원들의 길환영 사장 퇴진 투쟁에 뜻을 같이 했다.

 

길환영 사장 체제의 KBS는 이미 사망선고를 받은 것과 다름없다. 오는 수요일 KBS 이사회가 어떤 결론을 내더라도 KBS는 큰 타격을 받을 게 분명하다. 만약 KBS 이사회가 해임 제청안을 부결한다면 KBS는 회생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이사회가 길 사장을 강제 해임한다 해도 이는 정연주 전 사장과는 정반대의 측면에서 KBS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오욕으로 남을 것이다. 길 사장은 결단을 내려야한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리는 길 사장과 더불어 현재의 KBS 지배구조 역시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태를 통해 현 체제와 지배구조로는 더 이상 KBS를 공영방송답게 운영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우리는 지금의 위기를 우리 사회 방송의 공영성을 바로 세우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언론학자들의 진단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따라서 길환영 사장의 퇴진은 KBS 지배구조 개혁 논의를 위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청와대가 자행한 보도개입 사태를 진상규명하고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KBS 정상화의 당연한 전제이다. 언론연대는 공영방송의 독립과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투쟁에 나선 KBS 구성원들을 적극 지지하며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다. 길환영 관제사장을 KBS에서 몰아내고 낡은 공영방송 체제를 청산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14527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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