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KBS 이사회의 국민모독
KBS 이사회가 국민을 상대로 쇼를 하고 있다. ‘제2의 길환영’을 뽑는 걸로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여야 이사가 모여 논의를 하는 시늉을 하고 있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KBS 이사회는 어제 회의를 열어 사장 후보를 6명으로 압축했다. 예상한대로 고대영, 홍성규 등 부적격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탈락한 24명과 마찬가지로 결국엔 거들떠보지도 않을 몇몇 인사들을 남겨 구색을 맞췄다. 오는 9일에는 면접을 보고 최종 후보자를 결정한다고 한다. 그야말로 일사천리다. 이미 짜놓은 각본대로 하는 일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KBS 이사들은 회의를 열자마자 바로 표결에 들어갔다. 서류심사는 초등생 숙제하듯 각자 집에서 해왔다. 대체 무슨 기준으로 어떻게 심사했는지 서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 한 마디로 인기투표였다. 공모서류를 채점도 하지 않은 채 한 사람당 3표씩 던졌다. 왜 6명이 최종 면접에 뽑혔는지 이유도 알려진 바가 없다. 한 표라도 받으면 면접기회를 주는가보다 그저 짐작만 할 뿐이다. 9일 회의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게 확실하다. 30~40분씩 면접을 보고난 후 바로 표결에 부쳐 다수결로 결론을 낼 것이다. 면접은 요식행위일 뿐이다.
이런 꼴사나운 일이 벌어지는 상황은 이사회가 민주적 사장 선임 절차를 거부한 순간부터 예고된 것이다. KBS 사장 공모는 국민을 모독하는 ‘제2의 길환영 선출쇼’일 뿐이다. 투명하고 공개적인 절차를 거쳤다면 홍성규, 고대영, 류현순, 조대현과 같은 부적격 인사들이 어찌 감히 KBS 사장 후보가 될 수 있었겠는가.
누차 강조하듯이 KBS 이사회는 이미 파산했다. 존재할 이유가 없다. KBS 여당 추천 이사들은 제2의 길환영을 뽑을 것이다. 그들은 공영방송 이사가 아니라 정권의 충견이다. 정권이 시키는 일이라면 죽는 시늉까지 할 사람들이다. 놀라운 것은 이를 모르지 않을 소수 이사들이 이 뻔한 사기극에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KBS 소수이사들에게 재차 충고한다. 이사회에서 퇴장하라. 무엇을 위해 들러리를 서려 하는가? 대체 무엇을 더 얻겠단 말인가? 국민을 모독하는 무대에서 그만 내려오라.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다.
2014년 7월 3일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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