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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토론회

‘포털의 공정성’은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by PCMR 2015. 10. 14.

 20151014[보도자료]포털공정성좌담회_전체자료.hwp20151014_포털공정성좌담회_발언록.hwp

 [발제문]포털공정성좌담회_김동원박사.hwp

 

 

 

[언론연대 기획 좌담회]

포털의 공정성은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 발표 : 포털의 공정성, 누가 말해야 하나?

              김동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강사/언론연대 정책위원

   
● 사회 : 전규찬 언론연대 대표
   ● 패널 : 김수철 한양대학교 평화연구소 연구교수
                 박대용 뉴스타파 뉴미디어팀장
                 이승환 <ㅍㅍㅅㅅ> 대표

 

포털 공정성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포문을 연 것은 정치권이었습니다.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가 발주한 <포털 뉴스 서비스의 평가와 대안>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정부여당은 포털에 대한 총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방식의 포털․인터넷 규제 방안이 쏟아지고 있고, 정치권에 더해 광고주(대기업), 언론사, 포털사업자 등이 가세하여 논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또 한 축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바로 이용자들의 목소리입니다. 포털의 정치적 편향은 언론사와 정당이 평가할 문제가 아니라 뉴스 독자와 이용자들이 먼저 제기하고 평가해야 하는 사안입니다.

 

포털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독자들은 정말로 포털 뉴스의 배치와 편집이 편향적이라고 판단할까요? 뉴스 섹션구성, 실시간 검색어, 핫토픽 키워드, 분야별 기사 목록, 많이 본 기사 목록 등 포털이 제공하는 언론사 뉴스에 대한 정보와 구분은 이용자들의 뉴스 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그리고 단지 포털에서 뉴스를 읽는 이유가 많은 뉴스를 한 번에 제공하기 때문일까요? 흥미를 느끼는 기사에서 댓글로 추가 정보를 얻거나 논쟁을 벌이는 또 다른 여론의 장을 포털은 얼마나 잘 만들어 주고 있을까요?

 

언론연대는 그들만의 리그로 진행되고 있는 공허한 포털 논쟁에서 벗어나 이용자 입장에서 포털 뉴스서비스에 질문을 던지고, 평가하고, 따져보고 싶었습니다. 이에 <‘포털의 공정성’은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라는 제목으로 작은 좌담회를 마련해 이야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이하 직책, 직위 생략)

 

전규찬

 

 

그럼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세미나라고도 할 수 있는 오늘 언론연대 기획 좌담회, 사회를 보게 된 저는 전규찬입니다. 한 시간 동안 만만치 않은 주제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 같은데요. 미리 생각들을 해두셨을 것이고, 발제문에 기초해서 질문이나 코멘트를 하실 수도 있을 것이고, 토론에서 말씀해주실 수도 있겠습니다. 섭외가 쉽지 않으셨다는 말씀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오늘 세미나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모두 갖고 오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여의도연구원이 작성한 페이퍼를 가지고 정치적으로 판단하고, 비판하고, 문제제기하는 것은 수월한 작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포털 공정성은 누구를 위한 것이고, 도대체 포털 공정성을 어떻게 개념 정의하고 문제로 설정할 것인지를 김동원 박사가 아주 근본적으로 제출하셨는데, 이것을 정리한다는 것은 제 생각에 매우 힘겨운 과제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 책임을 짊어지기에 저는 당연히 미력하고, 여기 계신 분들도 좀 불편하고, 그래서 많이들 기피했던 주제였던 것 같습니다. 소위 우파 진영에서는 왜 포털 공정성 문제에 반대편 진영이 함께하지 않는가라는 문제제기는 늘 있었습니다. 물론 우리 진영 안에서도 포털의 공정성 문제를 이야기해야 한다는 말은 있었으나 왜 포털의 공정성이 문제이며, 포털의 공정성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근본적으로 파고들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해외의 경우를 보면, 우리처럼 공정성 시비가 있는 것 같지도 않구요. 외국의 사례를 찾기가 대단히 어려웠습니다. 한국이 상당히 특이한 문제를 갖고 있는 것인데, 한국의 정치적 상황이 포털의 특이한 위상과 맞물린 것이라서 기존의 연구나 논의에 기초해서 문제를 설정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오늘 이 자리가 그런 논의의 시작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듭니다. 포털이 뉴스를 매개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공정성 시비가 떠올랐는데, 포털의 공정성 문제를 따진다는 것은 어떤 것이고, 타당한 것인지, 답은 어떻게 도출 가능한 것인지를 화두로 삼아 함께 고민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함께 하실 분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이자 언론연대 정책위원이시구요. 이 주제에 오랫동안 천착해 오신 김동원 박사입니다. 패널로 함께 토론하실 분은 한양대 평화연구소의 김수철 연구교수와 이승환 <ㅍㅍㅅㅅ> 대표, 박대용 뉴스타파 뉴미디어팀장, 이렇게 네 분이 되겠습니다. 그러면 김동원 박사의 발제를 듣겠습니다.

 

김동원

 

 

발제문은 미리 전달해 드렸으니 상세히 읽어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우선 첫 번째 단락을 포털 뉴스서비스의 공정성 논란은 과연 끝났는가라고 제목을 붙였는데, 우연치 않게도 어제와 오늘 새누리당 의원 한 분이 포털 뉴스에 올라오는 기사들 중 자살, 강도, 성폭행, 성범죄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여의도연구원과 동일한 분석을 한 결과를 발표했더군요. 결론은 이런 키워드들이 들어간 선정적인 기사들이 매우 많다. 그래서 이런 기사들의 노출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국감에서 제기했습니다. 유사한 맥락에서 언론중재위원회에서도 똑같이 포털뉴스 제목에도 시정권고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는 이야기들도 나왔습니다.

 

포털 공정성 관련 논란을 보면서 든 생각은 이렇습니다. 오래전부터 포털이 제공하는 뉴스들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 이 시점에 어렵고 추상적인 공정성의 잣대를 들이대어 규제가 필요하다고 하는가, 게다가 국정감사까지 하겠다고 하니 정치적 공세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포털이 뉴스 생태계에서 갖는 문제점 전반이 아니라 왜 공정성 문제만을 정치적 장으로 끌어들이는가라는 의문이었지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포털의 공정성을 왜 정치적 문제로 끌어들이는가라는 포인트는 사라지고, 아주 오래된 이야기인 포털의 뉴스 생태계 파괴니 생태계의 포식자니 하는 오래된 문제로 돌아갔습니다. 지난번 100분토론 때 이런 이야기로 회귀하더니, 여의도연구원 토론회에서도 절반의 내용이 이렇게 흘러갔습니다. 왜 이제 와서 정치적 공정성의 문제를 따지는가 하는 의도에 대한 물음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제기되어온, 이미 다 알고 있는 뉴스 생태계의 복잡한, 왜곡된 구조를 끌어들이니까요. 최근에 나오는 말들을 보면, 앞으로는 정치적 공정성이 아니라 선정성과 같은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총선 때까지 꾸준히 포털의 뉴스 노출 방식, 뉴스 생태계의 교란 등의 주제를 가지고 계속 규제 필요성을 주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보면 지금은 잦아들 기미를 보이는 포털 공정성의 문제는 한낱 해프닝으로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번 여의도연구원 보고서에 대한 문제 제기는 보고서 학자의 양심이나 분석 방법의 과학성 등의 문제로 좁힐 수도 없습니다.

 

포털의 공정성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의 문제로 들어가겠습니다. 늘 포털의 공정성을 따질 때, 특히 정치권에서는 언론사들의 왜곡보도나 편파보도와 같은 프레임으로 평가를 합니다. 그러나 뉴스 서비스로서의 포털의 지위는 이용자들의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언론사와 다릅니다. 발제문 2페이지에 소개한 두 번째 모델, 플랫폼 모델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모델을 약간 수정한 것입니다. 이 모델을 보시면 플랫폼에서는 기본적으로 이용자와 이용자, 또는 소비자와 소비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합니다. 발제문에 쓰지는 않았지만, 최근에 카카오톡이 애니팡 때 한창 전성기를 구가했던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잃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흥미로운 평가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하트를 보내고 달라는 식으로, 하트를 열심히 주고받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이용자들 간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졌지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런 것이 지겨워졌다는 것입니다. 막무가내로 카톡으로 하트를 날리니 짜증나고 지겨워지면서 카톡은 게임을 소재로 이야기를 하는 공간이 아니게 된 것이죠. 커뮤니케이션이 줄어드니 카톡이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기능을 잃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상당부분 오프라인 광고, TV 광고가 게임의 유통 기능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미디어 플랫폼의 핵심은 당연히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언론사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도 있겠지만, 이용자들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플랫폼 안에서 어떻게 활성화 할 것인가의 문제인 듯합니다. 포털의 뉴스 서비스에 대한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입니다. 포털 공정성의 문제를 포털에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사와 포털 간의 관계에서 볼 것이 아니라, 포털에서 뉴스를 읽고 토론하고, 또는 비아냥거리거나 자기 이야기를 뱉어내는 이용자의 관점에서 보면 포털의 공정성은 다른 관점에서 평가되어야 합니다.

 

현재 포털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보시겠습니다.[스크린으로 네이버 뉴스 서비스 홈페이지를 함께 주목하며] 지금 보시는 것이 네이버의 뉴스 홈입니다. 여기에 올라와 있는 주요뉴스에서는 기사의 노출 순서가 계속 바뀝니다. 노출 순서의 변화는 포털들이 알고리듬을 사용한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최근 다음이 공개한 루빅스시스템이 대표적입니다. 다음은 이 알고리듬 시스템을 통해 연령별, 성별에 따라 이용자들이 많이 보는 뉴스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일괄적으로 포털이 노출하는 뉴스 기사를 조사,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네이버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네이버 뉴스 홈의 메뉴 중 랭킹뉴스를 보시겠습니다. 하위 메뉴로 많이 본 뉴스, 주간 클릭, 주간 댓글 등 이용자들이 많이 접근하는 메뉴들이 있습니다. 주간 클릭은 이용자들의 클릭이 일주일 동안 가장 많았던 기사들을 모아놓은 것입니다. 주간 댓글을 보시면, 맨 위에 노출된 기사의 댓글은 3천 건이 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지간한 SNS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댓글의 수입니다. 물론 댓글로 주고받는 대화들은 엉뚱한 방향으로 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용자들에게는 소위 댓글놀이’, 즉 댓글 자체가 포털 이용의 중요한 동기가 됩니다. 네이버 뉴스홈의 메뉴들을 더 보겠습니다. ‘핫토픽 키워드’, ‘분야별 실시간 주요뉴스’, ‘화제의 포토등의 메뉴 구성 자체가 포털의 뉴스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지침이 됩니다. 어떠한 뉴스를 어떤 시점에 노출할 것인지를 알고리듬을 통해 결정하는 것을 컨트롤(control)이라고 본다면, 위와 같은 메뉴 구성은 이용자들이 수천 개의 댓글을 달고 공유를 가능케 하는 일종의 조절 기능(regulation)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용자들이 어떠한 식으로 뉴스를 소비하고, 어떠한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인지를 조정하는 기능이 포털의 핵심 기능이고, 포털이 뉴스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기반은 바로 이런 시스템입니다.

 

이번에 제기된 포털의 공정성 문제는 이러한 관점이 아니라 엉뚱하게도 노출된 기사의 제목이 긍정적이다 부정적이다라는 단순한 관점으로 평가한 것입니다. 이걸 이용자의 관점에서 보면, 예를 들어 똑같은 기사가 네이버와 다음에 올라왔다고 합시다, 같은 기사라 해도 그 밑에 달리는 댓글들은 어떤 경향의 이용자 집단들이 더 많이 모이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음의 댓글은 정부 비판적인 것이 더 많을 수 있고, 네이버에는 정부를 옹호하거나 야당을 비판하는 댓글들이 더 많이 올라올 수 있습니다. 이용자들이 느끼는 공정성이라는 것은, 기사의 제목이 보이는 긍정성, 부정성이 아니라, 자신들이 거기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댓글을 달고, 퍼 나를 때, 어떠한 불편함이 있는지, 또는 네이버와 다음의 이용자들의 분위기가 어떠한가 라는 느낌이겠지요.

 

이런 시스템을 포털의 핵심적인 기능으로 보았을 때, 지금의 포털 공정성 논의는 다른 관점에서 보아야 합니다. 예컨대 네이버 포털 홈페이지 상단의 실시간 검색어를 들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네이버 뉴스를 이용하는 한 명의 이용자인 저는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알지만, 다수의 이용자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는 모른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네이버가 바로 실시간 검색어를 통해 그것이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다시 말해, 전체를 못 보는 저를 위해 네이버가 저에게 알려주고, 저는 그것을 통해서 뉴스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길들여지는 것입니다. 실시간 뉴스의 노출 순서나 많이 본 뉴스의 리스트업 등이 알고리듬이나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진다면, 독자들은 자기 주관으로 뉴스를 보는 것이 아니라, 알고리듬이 보여주는 기계적인 노출에 따라 뉴스에 접근하게 됩니다. 얼마 전 미디어오늘이 개최한 컨퍼런스에 갔다가 깜짝 놀란 일이 있었습니다. 어떤 포털에서 한 분이 노출이 잘 되는 기사를 쓰는 법이라는 내용으로 강연을 했습니다. 흥미로운 주제이기는 했는데, 기자들의 관심이 컸죠. 어떻게 기사를 쓰면 구글과 포털에 잘 노출되는가가 기자들의 화두였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노출을 어떻게 하느냐를 결정하는 것이 알고리듬이라면, 기자들이 기사를 쓸 때 독자들이 아니라 알고리듬을 보고 기사를 쓰는 상황이 벌어지는 셈입니다. 일종의 뉴스 생산-소비의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손을 놓고 기자와 독자들이 서로 만나지 않은 가운데 뉴스를 생산하고 소비하게 됩니다.

 

이런 지점들이 포털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면, 정치권이나 여의도연구원이 원하는 것은 기계적 중립성이라는 점에서 유사한 지점이 있습니다. 양적인 중립성, 50 50으로 기사들이 노출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알고리듬 시스템에 의해 작동하는 뉴스 소비의 방식은 철저히 기술적이고 가치중립적인 것입니다. 새누리당의 주장처럼 포털에 정부에 부정적인 기사가 많이 노출되었다, 혹은 성범죄, 자실, 마약 등의 부정적 기사들이 많이 노출되고 있다고 주장한다면 포털의 반박 또한 중립성이 될 것입니다. 즉 네이버와 다음은 큐빅스와 같은 알고리듬이 이용자들 다수의 반응을 반영하여 올린 것이지 우리가 노출한 것이 아니라는, 즉 테크놀로지 중립성을 가지고 방어를 할 것이고, 정치권은 그럼에도 50 50 이라는 기계적 균형을 요구할 것입니다. 사실상 양측이 동일한 논리를 내세우는 것입니다. 한 쪽은 기계적 균형, 다른 쪽은 테크놀로지에 의한 중립성을 강조하면서 충돌하는 셈입니다.

 

그러나 이는 한편으로 기회이기도 합니다. 50 50이라는 균형이 독자들에게 과연 얼마나 공정하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소비하게 해주는 환경인가, 마찬가지로 50 50의 기사노출 시스템이라는 것이 좀 더 다른 실험을 하려는 언론사, 스타트업 언론사들에게 도리어 장애가 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특히 테크놀로지를 통한 중립성을 통해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곳은 조중동과 같은 유력 언론사들입니다. 물론 자사가 아니라 계열사 홈페이지를 통해 그렇게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포털에 의존하면서 공생하는 언론계의 포식자들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등의 문제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저도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 오늘 모이신 분들의 말씀을 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전규찬

 

잘 들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우선,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이 발주해서 특정 교수가 연구원으로 구성된 팀이라는 이름으로 작성한 보고서가 많은 논란이 되었습니다. 이 논란은 이후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핵심은 짚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감이 됩니다. 일단 이 지점에 덧붙일 말씀이 있으시면 해주시구요.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가 보려고 합니다. 박대용 기자, 지난 번 논란을 어떻게 지켜보셨는지부터 말씀해주시죠.

 

박대용

 

 

지난번에 포털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저는 포털이 언론이냐, 이런 문제를 먼저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포털이 언론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포털은 이제 언론의 자격 여부를 결정하는 높은 지위에 있는 것 같습니다. 포털 안에 들어오면 언론사고, 포털 밖에 있으면 언론 취급을 받지 못하는 것이죠. 지금 포털은 [진입] 장벽을 치는 이유로 사이비 언론의 문제를 들고 있습니다. 물론 언론의 자유가 있으니 법적으로는 등록만 하면 언론이 될 수 있지만, 국내 포털은 엄격한 잣대를 갖고 있습니다. 특히 다음 같은 경우는 설립 신고를 한 지 2년이 지나야지만 검색 등록 자격이 주어지지요. 네이버 같은 경우는 기준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언론사들이 포털 앞에서 어떤 의견도 제시할 수 없습니다. 군사정부 시절에 정부가 관리감독을 실질적으로 했던 시대처럼, 지금은 언론사들이 무서워하는 곳은 정부가 아니라 포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아마 오늘 토론자로서 참석하기 힘든 분들이 많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포털에 대해서 감히 말을 못하는 것이죠. 이는 포털이 언론 위에 존재하는 심판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포털에게 공정성을 요구하기에 앞서, 포털이 이런 지위에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포털의 기사 노출 방식에 대한 문제도 자체 알고리듬이나 테크놀로지의 문제라고 말하겠지만 알고리듬을 만들고 수정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기술적 과정을 통한다고 해서 신뢰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구글을 이야기를 잠시 해 보겠습니다. 구글을 포털인 다음이나 네이버와 같은 수준에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검색 사이트라는 점은 동일합니다. 구글은 누가 신청을 하건 일주일 만에 검색 등록을 시켜줍니다. 그래서 구글에 잘 보이기 위해서 언론사들이 꼬리치거나 아부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왜 네이버나 다음은 그렇지 않은가라는 물음을 던질 수 있습니다. 물론 기술적 문제를 말하겠지만 그것은 디테일한 문제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포털 안에 진입하지 못하는 언론은 언론으로서의 지위를 스스로 포기해야 하는가라는 점입니다. 뉴스타파의 경우 포털이 미치는 영향은 아주 미미합니다. 대부분 SNS 특히 페이스북이 절반 가까이의 트래픽을 발생시킵니다. 그래서 제가 이 자리에 나와 포털에 대해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것입니다. 뉴스타파는 다음과 검색제휴도 안 되어 있고, 네이버 뉴스 스탠드에 들어가 있긴 하지만 잘 안 보이는 곳에 있습니다. 그래서 언론사들이 포털에 의존하지 않고 다른 곳에서 트래픽과 주목도가 발생한다면 포털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포털의 공정성 문제에 관해서는 자주 얘기되는 포털의 공적 기능을 어떻게 포털이 받아들일까를 봐야 한다고 봅니다. 포털에는 유료검색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포털에 의존하지 않는 언론사들에게 트래픽 의존도나 주목도가 다른 곳에서 발생한다면 포털의 영향력에서 좀 자유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포털의 공적 기능이나 이런 것들을 사회적으로 다들 인지하고 있는데, 저는 포털의 공정성을 이야기하려면 포털이 기사를 노출할 때 적용되는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유료검색처럼 돈을 받고 노출을 시켜주는 경우도 있고, 어쩌면 정치권의 압력도 간접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여기에 기사 밀어내기 등 다양한 방식이 있습니다.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공정성에 대한 요구에 포털은 난색을 표할 것입니다. 우리는 포털에게 공정성의 개념도 모른다고 하겠지요. 제 경험에서는 포털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 마다 뉴스타파의 예가 떠 오릅니다. 그동안 뉴스타파가 한화나 삼성 같은 재벌이나 정치권력을 비판하는 기사를 낼 때 기사가 마치 밀어내기, 혹은 밀려나가는 것을 수시로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구글에서는 맨 위 상단의 노출이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인 포털에게 사회적 책임을 강제하거나 요구하면, 포털의 입장에서는 우리는 돈 벌려고 하는 것인데 무슨 말인가라고 반응하겠지요.

 

전규찬

 

감사합니다. 오늘은 정리하기도 쉽지 않네요. 오늘 저는 저 같은 수준의 사람이 이해하고, 설득될 수 있다면 잘 정리된 것이라는 관점으로 말씀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여의도연구원의 보고서에 대한 평가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 같구요. 김수철 박사님은 어떻게 보시는지를 바로 들어보겠습니다.

 

김수철

 

 

 

발제를 해주신 김동원 박사가 이야기한 포털이 갖고 있는 여러 서비스들, 특히 사용자와 관련된 여러 기능들에 대해서 저 역시 상당 부분을 동의합니다. 포털 뉴스 서비스의 공정성 문제 뿐 아니라 다른 문제들도 있다는 점에서 박대용 기자님이 얘기하신 포털의 지배력이라는 문제제기에도 동의합니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이런 점입니다. 여의도연구원 보고서도 그렇지만, 여당이 포털을 보는 관점, 또 여의도연구소 보고서가 포털을 보는 관점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전제가 있습니다. ‘포털은 언론이다.’ ‘포털은 대중 미디어다.’ 이런 전제 하에 모든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죠. 그런데 제가 볼 때, 포털에는 뉴스 서비스도 있지만, 그것이 포털이 제공하는 유일한 서비스는 아닙니다. 굉장히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실제로 돈을 벌어들이는 것은 뉴스 서비스가 아니라 다른 검색 서비스들입니다. 그래서 포털을 대중 미디어언론으로 보는 관점에는 문화연구나 미디어 연구에서 이야기하는 수동적 존재로서의 수용자라는 시선이 녹아 있습니다. 이렇게 전제를 하면 사용자의 입장이라는 것은 사라집니다. 포털이나 검색엔진과 같은 정보기술은 원래 테크놀로지를 디자인하고 개발했던 사람들의 의도에 의해서도 만들어지지만, 테크놀로지는 나중에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과정에서 변형됩니다. 김동원 박사가 지적한 부분이기도 한데, 네이버 포털서비스, 뉴스서비스가 옛날 시작 때부터 이런 상태가 아니었고, 계속 진화해 왔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 진화의 과정에서 사용자들의 활동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지금 여당에서 포털을 보는 방식이나 보고서의 시각은 포털을 대중 미디어나 언론으로 간주하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포털이 지금까지 변해온 과정에서 사용자의 몫이랄까, 사용자의 입장이랄까 하는 것들이 다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부분들이 우리가 포털의 공정성이나 다양성을 이야기할 때 집중적으로 부각해야 할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전규찬

 

이승환 대표가 이어주시죠.

 

이승환

 

 

사회자께서 서두에 포털 공정성을 이야기하면서 망 중립성을 이야기하셨는데요. 망 중립성이 반드시 적용되어야 한다는 논리는 통신망이 공공재이기 때문입니다. 즉 망이라는 것은 전파와 마찬가지로 규제 대상이고,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중립성, 공정성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가 도출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포털은 공정성을 지녀야 하는가에서, 포털 역시 망을 사용하는 사용자이지만 동시에 대형 사업자이자 실 독점자이기 때문에 공정성에 대한 책임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언론 역시 여기에 관해서 유사한 요구를 받고 있습니다. 항상 언론은 공정해야 한다고 이야기되지만, 통신사나 통신망을 가지고 있는 사업자나 포털에 비해 그런 요구가 덜 나오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상과 언론출판의 자유를 보장받는 자유 경쟁사업자로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자유가 있다고 해도, 언론이 시장에 진입할 때, 그 시장은 공정한가 하는 문제가 또 등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문제가 포털에도 적용된다고 봅니다.

 

문제는 포털에 공정성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입니다. 포털은 공정성을 요구받지만 사실 포털의 공정성에 관한 연구가 지금까지 거의 되어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여의도연구원에서 이번에 발표했지만, 사실 여의도연구원만큼 불공정한 집단이 없기 때문에 이것을 받아들이기 굉장히 힘들 것 같습니다. 결국 포털은 지금까지 공정성에 대한 책임을 거의 지고 있지 않지만, 그 책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려면 좀 잘 짜여진 설계에 따라서 면밀한 조사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이슈는 포털이 언론을 망치는가라는 것입니다. 언론을 망친다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에 대한 침해, 즉 정확하고 중요한 정보를 알 권리를 망치고 있는가, 그것을 왜곡하고 있는가 라는 문제입니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다고, 포털의 밖에 있는 외부인이 설명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최소한 지금 포털의 편집원칙은 신문사들의 그것보다는 훨씬 낫다고 봅니다. 또한 지금까지도 포털은 독자들이 언론사 웹사이트로 직접 접근했을 때보다 더 많은 수익을 보전해 주고 있는 편이기도 합니다. 예전에 네이버에서는 오히려 언론을 달래기 위해 한게임을 각 코너에 실어준 경우가 있습니다. 언론사 웹사이트에는 다양한 섹션들이 있는데, 그 중에 한 군데에 한게임을 꽂아넣고 월 사용료로 최대 3억 원까지 줬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언론이 잃고 있는 것은 예전에 갖고 있던 영향력인데, 이는 포털을 압박한다고 회복할 방법은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해외 사례의 경우도 독자들이 언론사 웹사이트에 직접 접속을 하지 않습니다. 거의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뉴스를 읽기 때문입니다.

 

포털을 이용자가 만드는가라는 물음이 제기되었습니다. 저는 포털 사이트란 결국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을 마련해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뉴스는 정보에 직접적으로 연관됩니다. 또한 뉴스는 장에 간접적으로 연관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뉴스를 읽기 위해 포털에 오는 경향이 강하거든요. 한국 사람들은 성격상 남들이 관심 갖는 것은 다 알려고 합니다. 포털에서 뉴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포털의 영향력은 상당히 감소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만큼 포털의 뉴스 의존성이 높은 경우가 없습니다. 이렇게 보면 포털을 이용자가 만드는가라는 물음에 포털은 이제 어느 정도 적응하는 데 성공했고, 언론사는 [이용자들의 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에 포털의 지배력이 높아졌다고 봅니다. 조인스닷컴 같은 경우에는 엠에스와 연합해서 조인스닷컴을 종합포털로 하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다만 포털 또한 지금 상당히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포털의 영향력이 급감하고 있습니다. SNS로 넘어가고, 카톡과 페이스북이 영향력을 크게 넓히고 있습니다. 포털에게 뉴스는 부차적입니다. 수입의 대부분이 검색을 통해 나오기 때문입니다. 검색 결과로 나오는 파워컨텐츠파워링크같은 걸 상품화하는 것에서 주수입을 얻는 것이죠. 그런데 이 수익이 줄고 있습니다. 포털이 보여주는 하향곡선을 생각하면 추가적인 진화가 필요합니다.

 

포털 관련 규제에 대해서는 두 가지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첫째는 포털에 관한 규제입니다. 제일 자주 나오는 요구가 편집원칙의 공개입니다. 제 생각에는 그것을 공개한다고 해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편집에 관해서는 세 가지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사람이 하는 편집입니다. 포털이나 언론사나 편집을 사람이 한다면 기성 언론사들 또한 편집원칙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편집을 통한 기성언론사들의 장난은 포털보다 훨씬 심각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람이 공정한 편집을 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가 나옵니다. 네이버는 이 문제를 회피하려 상당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네이버의 경우, 뉴스 검색 등록에 있어 원칙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내부가 아닌 외부 위원회를 통해 검색 등록을 진행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뉴스 스탠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들이 아닌 외부 위원회의 합의를 통한다고 하는데 이는 책임 회피라고 생각됩니다.

 

둘째는 기사 노출이나 검색 결과 노출을 기계가 한다고 할 때, 뻔한 말입니다만, 알고리듬은 외부 압력에서 자유로운가, 공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제기됩니다. 구글의 경우에 알고리듬을 공개했다고 한국에서 굉장히 높은 평가를 받는데, 저는 공개했다고 보지 않습니다. 구글이 공개한 알고리듬은 페이지랭크(PageRank) 알고리듬으로 특정한 웹페이지를 타 사이트에서 링크를 많이 걸면 좋은 페이지라는 기준으로 작동합니다. 이런 페이지랭크든 다른 여타 알고리듬이든 구글의 알고리듬을 안다고 해서 동일한 알고리듬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알고리듬의 공개가 소스코드의 공개처럼 창작의 자유를 위한 것이라면] 알고리듬의 공개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결국 똑같은 알고리듬의 개발을 위한 목적으로 공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알고리듬의 공정성 문제만이 제기될 것입니다. 포털의 뉴스 검색 등록 문제의 경우, 네이버나 다음 모두 등록을 해주기는 합니다. 다만 뉴스 검색의 경우 또 다른 사업자인 구글이 별다른 제휴의 동기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다음과 네이버 쪽에만 불만이 계속 제기된다고 봅니다. 구글에게도 뉴스 홈이 있기는 하지만 이용자들에게 잘 보이지도 않고, 여론에 끼치는 영향력도 미미합니다. 국내 뉴스 검색 시스템도 국내 두 포털의 수준에 못 미칩니다.

 

끝으로 기계적 중립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50 50이라고 해도 어떤 기준의 50 50인지도 모호합니다. 여야를 다루는 분량의 50 50인지, 긍정적 뉴스와 부정적 뉴스의 노출이 50 50인지 기준은 다양합니다. 어떻게 보든 사람이 하는 편집, 알고리듬에 의한 편집, 그리고 기계적 중립성 등 세 가지 문제에 관련된 편집원칙을 밝혀도 공정성은 여전히 문제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공정성의 문제가 계속되는가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결국 힘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새로운 언론 규제 정책으로 제기되는 것이 5인 미만의 언론사의 등록을 금지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이런 언론사들은 어뷰징으로 수익을 얻는 사이비, 유사언론이라는 것인데 의미 없는 규제 안이라고 봅니다. 어뷰징이란 달리 정의하면 검색 최적화입니다. 검색에 더 잘 걸리게 하는 방법, 뉴스의 경우 뉴스 검색란에서 잘 걸리게 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실시간 검색어에 맞춰 무작정 같은 뉴스를 올립니다. 예전에 제가 직접 살펴본 바로는 이런 어뷰징을 가장 많이 하는 곳은 1위 동아 계열, 2위 조선 계열, 3위 매경 계열 순이었습니다. 결국 어뷰징은 대형 언론사가 더 많이 하지 소규모 언론사는 미약한 수준입니다. 예전 <민중의 소리>가 어뷰징 문제로 네이버 뉴스 제휴에서 퇴출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럴만 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똑같이 수익을 내려고 더 많은 어뷰징을 하는 메이저 언론에 대해서 네이버는 전혀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습니다. 만만한 소규모 언론사들만 대상으로 하는 셈입니다. 포털은 갑이면서도 을입니다. 메이저 언론사들은 그렇게 네이버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언론사들은 광고 수익이 잘 안 나면 협찬으로 충당합니다. 그 협찬 영업의 대상이 포털입니다. 속된 말로 조지면 조질수록협찬이 많이 나오지요. 예를 들어 네이버에서 어떤 언론사에 협찬을 주었다는 소문이 퍼지면 다른 언론사들도 네이버로 갑니다. 이렇게 왜곡된 구조 때문에 포털이 작은 언론사들에게는 우월한 지위를 행사하면서도 큰 언론사들은 달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큰 언론사들은 이런 식으로 수익을 내는지 물어야 합니다. 해외의 언론사들은 뉴스룸에 인터넷 뉴스 인력과 종이 신문 뉴스 인력이 함께 일을 하지만, 한국은 철저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언론사의 사이트를 운영하는 부서는 그저 종이신문 부서나 다른 곳에서 콘텐츠를 받아 생존을 해야 합니다. 이러다 보니 페이지뷰를 올리는데 혈안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페이지뷰가 많이 늘어날수록 1천만에서 3천만으로, 그리고 1억으로 갈수록 광고 단가는 산술급수가 아니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단가 협상을 할 수 있는 규모가 되거든요. 어떻게 보면 언론사 사이트, 즉 닷컴 언론사들은 전혀 살 길을 못 찾고 있습니다. 자기 콘텐츠로도 승부를 못보고, 콘텐츠를 만들 능력도 없고, 어떻게든 광고 영업으로만 먹고 살아야 하는 꼴입니다.

 

결국 지금 벌어지고 있는 포털 관련 논란에서 간과되고 있는 점은 포털과 언론사 간의 힘의 싸움입니다. 항상 뉴스의 유통을 누가 지배하는가에 따라 언론에 대한 권력을 쥐게 된다고 봅니다. 방송은 전파를, 신문은 윤전기를 누가 가졌는가의 문제에서 이제는 유통권을 포털이 가져갔습니다. 언론사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을 되돌릴 방도는 없고, 불법 영업으로 포털에게 협찬 수익을 내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런데 이제 뉴스의 유통 경로가 포털에서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으로 넘어가는 추세입니다. 앞으로는 더 힘들어지겠지요. 정치권에서는 이런 힘의 문제를 전혀 따라가고 있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자꾸 엉뚱한 규제 논의가 나온다고 봅니다.

 

전규찬

 

김동원 박사 발제의 시작은 인터넷에서 보는 네이버 뉴스 홈페이지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러면서 뉴스 홈을 구성하는 다양한 메뉴과 코너들을 소개했는데, 이런 뉴스 접근 방식의 구성을 기존의 공정성 논의로 평가할 때 넌센스가 된다는 의미로 이해했습니다. 이승환 대표님, 최근 포털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모바일 쪽도 그렇습니까?

 

이승환

 

예전보다 포털의 영향력은 확실히 덜하다고 봐야겠지요. 하지만 모바일은 그렇지 않습니다. 포털의 경우 웹 접속보다 모바일 접속 트래픽이 더 늘어났습니다.

 

전규찬

 

그렇다면 새누리당이 모바일 페이지를 대상으로 분석한 것은 제대로 과녁을 잡은 것입니까?

 

이승환

 

사실 저는 공정성 논의가 늘 있어야 한다고 보지만 그 후속 대책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감정적 문제라고도 보입니다.

 

김수철

 

저 또한 이승환 대표의 의견과 비슷한 입장입니다. 공정성의 문제로 포털을 규제할 때 많이 언급하는 것이 알고리듬 공개입니다. 이승환 대표가 말했듯이 공개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도 있고, 법적인 근거도 없는 것 같습니다. 공개를 요구할 근거가 충분치 않다는 것이죠. 또한 알고리듬의 공개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일이 벌어지지는 않겠지만, 구글이나 네이버가 알고리듬을 공개하고 그것을 쉽게 따라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검색엔진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유사한 검색엔진을 만들 테고, 우리가 인터넷에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은 한 가지 방법으로 통일될 것입니다. 이론적인 관점에서 보면 다양성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보다 더 규제가 필요하고 공정성 논의에서 중요한 것은, 알고리듬을 공개하라는 것이 아니라 어뷰징의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어뷰징의 문제에 대해서 도대체 구글이나 포털이나 네이버는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는지, 어떤 대응을 하고 있는지, 이런 부분들이 문제가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공정성 문제에 관해서 외부의 간섭 때문에 포털이 내부적으로 조작할 우려에 대해 사업자들은 어떤 대응을 하는가가 초점이 되어야한다는 것이죠.

 

김동원

 

중요한 지점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어뷰징의 문제에 있어 포털의 뉴스 서비스가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고, 진화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뉴스를 소비하는 행태를 반영한 결과라는 지적입니다. 이렇게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한 명의 개인은 그런 의도로 이용하지 않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이용을 하니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 개인의 개별적 행동이 집단화되었을 때 단순한 합산 이상의 비의도적인 결과가 나오는 셈입니다. 그 결과 양적인 데이터들만 중요시하다보니까 어느 순간 포털이 어뷰징을 위한 팩토리(factory)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승환 대표가 말했듯, 오히려 대형 언론사들이 수익을 내는 창구로 포털을 이용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용자 입장에서 이용자를 위한 공정성, 이용자가 좀 더 나은 뉴스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어뷰징을 막을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언론사들이 어뷰징으로 수익을 내는 지금의 구조에서 정부 또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봅니다. 광고 관련 통계를 보면 인쇄 매체와 지상파 방송 모두 광고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2014년 기준 모바일과 인터넷 광고시장은 그 규모가 27천 억 원에 달합니다. 이 둘이 차지하는 광고 시장 점유율은 28%입니다. 여기에 모바일 광고시장의 성장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결국 인터넷과 모바일 광고 시장이 커지고 있는데 왜 단순한 광고 수익 기반의 어뷰징이 성행하는가를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온라인 광고를 판매하는 회사, 즉 온라인 미디어렙들이 온라인 광고가 왜 무차별적인 독자와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종이신문이나 TV보다 더 효율성이 있고 마케팅이 유용한지 증명할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봅니다. 온라인 미디어렙들은 방송사 미디어렙과 달리 광고주 편에서 영업을 합니다. 대부분의 광고주들은 복잡한 산식보다 우리 배너 광고의 UVPV가 얼마나 나왔어?”라는 단순한 지표만을 요구합니다. 이런 상황을 인터넷 광고 시장 진입을 계획하는 코바코나 언론진흥재단이 앞장서 개선해야 합니다. 공적인 광고 솔루션과 시스템을 개발해서 지금과 같이 저평가되고 있는 인터넷 광고 시장을 질적으로 육성할 방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노출 1회당 3원 식으로 단순화된 광고 단가 책정이 계속된다면 시장 자체가 질적으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제 계산으로 2014년 네이버의 광고 매출이 국내 인터넷 광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3천 억원 정도로 보입니다. 이렇게 되면 남은 광고 시장 규모는 5천 억 원 정도인데, 다음의 매출까지 고려하면 약 4천 억원 이하가 인터넷 언론사를 비롯한 사업자들의 몫으로 돌아갑니다. 시장 자체가 커지는 것은 맞지만 점유율 몫으로 보면 개별 인터넷 언론사들이 가져갈 몫은 크지 않습니다. 이런 시장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여전히 어뷰징은 난무할 것이고, 어뷰징의 확산은 이용자들이 다양한 뉴스나, 좀 더 다른 관점의 뉴스를 볼 수 있는 환경을 방해할 것입니다. 그래서 공정성이라는 문제는 정치적으로는 여당 또는 야당 편향의 문제가 아닙니다. 단순한 양과 수치에 의한, 또는 어뷰징에 의해서 치솟는 양적 데이터에 의한 뉴스 노출이 더 큰 공정성의 문제입니다. <ㅍㅍㅅㅅ>편을 드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 올라오는 좋은 기사가 어뷰징 검색어에 걸리지 않는다고 해서 노출이 어렵다는 것은 이용자의 입장에서 좀 더 좋은 뉴스를 보고 다양한 뉴스를 접할 경로를 어뷰징과 광고 수입, 기계적 알고리듬으로 틀어막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생각할 때 공정성의 문제를 여당이 주장하듯 정부여당을 비판한다 지지한다의 문제가 아니라 전혀 다른 문제로 제기해야 합니다.

 

전규찬

 

바로 그 지적이 일반적인 시청자, 독자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공감하지 못하고 우리끼리만 이야기하는 지점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능한가요 그게?

 

이승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좋은 기사가 노출되지 않는다는 문제입니다. 예컨대 매우 좋은 뉴스타파 기사가 밀어내기 때문에 노출이 안 되는 이유도 있지만 언론사들이 같은 주제나 검색어로 너무 많은 기사를 쏟아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음은 처음으로 특정 검색어에 대해서 같은 내용이면 통으로 묶는 클러스터 검색을 실행했고, 네이버도 최근에 시행을 했는데 여전히 어뷰징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시스템이 발전하는 만큼 어뷰징도 발전합니다. 사실 한국에서 구글이 굉장히 공정하다는 인식에 큰 착각이 있는 게 구글은 한국을 별로 신경을 안 씁니다. 영어의 경우에는 어뷰저가 너무 많다보니까 구글과 어뷰저의 전쟁이 있는데, 한국은 어뷰저들이 구글을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상당히 구글의 검색 결과가 클린하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로 기술력의 문제가 있습니다. 구글에 비해서 네이버의 기술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네이버가 검색 결과를 놓고 조작을 한다는 말들이 있지만 확실한 검증은 없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는 조작이 아니라 기술력이 떨어져서 그렇습니다. 검색 자체가 안되니 좋은 기사를 앞에 못 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그리고 이것이 실시간 검색과 엮일 때 문제가 복잡해집니다. 네이버가 실시간 검색을 세계 최초로 도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국내 최초이기는 합니다. 그 때 IT 쪽에 밝고 어느 정도 공공성을 주장하는 분들의 우려가 많았습니다. 구글은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또는 실시간 검색어 노출 때문에 포털은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고 이용자들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구글조차 한국 사이트에 실시간 검색어를 도입했습니다. 네이버 검색과 관련해서 개발자 한분을 만났을 때 이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실시간 검색어 가지고 우리한테 그렇게 책임을 지우는 이유를 모르겠다, 사람들은 우리가 이걸 만들어서 사람들을 조종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반대라는 말입니다, ‘우리는 사용자 환경에 맞추어 진화한 것뿐이다, 한국에서 구글을 사용하는 사람은 여러 개의 키워드를 조합할 수 있는 똑똑한 사람들이고 구글은 그런 요청에 따르면 된다. 우리쪽도 그러고 싶은데 압도적인 사용자 다수가 그냥 당장 관심 있을 하나의 키워드만 계속 입력한다. 당연히 우리는 그것을[실시간 검색어 서비스] 내놓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 예를 들어 서세원을 넣었을 때 서세원에 관한 좋은 정보나 뉴스를 전달하고 싶어도 사람들은 그걸 원하는 게 아니다, 그저 지금 당장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원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맞춰가고 있을 뿐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김수철

 

저는 그래서 공정성에 관한 문제는 사실 다양성 문제와 연관이 되어 있다고 봅니다. 여론 다양성, 지식 검색의 접근성에 대한 다양성, 이런 문제와 같이 연관지어서 이야기해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실시간 검색어도 그렇고, 아까 김동원 박사가 이야기했듯이 가장 많이 본 뉴스, 검색어 제안[자동완성기능] 같은 문제들, 이런 문제들에 우리가 접근하는 관점은 이런 검색이 얼마나 다양한 정보, 다양한 의견을 우리에게 접근할 수 있게끔 해주는가, 이런 문제들이 핵심이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전규찬

 

제가 정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여의도연구원 포털 공정성 보고서에 대한 답변을 크게 네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하나는 보고서가 공정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는다는 비난, 둘째는 공정성은 중요한 개념이지만 연구원과 정치권이 정의하는 식이 아닌 좀 더 정확한 공정성 기준을 통해 해야 한다는, 예컨대 어떠한 샘플을 갖고 어떠한 방식으로 다시 분석해보자는 제안, 셋째는 공정성 개념 자체가 의미없다, 혹은 공정성을 포털에 적용하는 것 자체에 합의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겠구요. 오늘 김동원 박사가 제안한 내용은 공정성 개념을 확대해서 재정리해야 한다는 것 같습니다. 어뷰징이라는 문화를 어떻게 정리하고, 이용자 중심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뉴스에서 어떻게 정치적 균형을 지키면서 여론의 다양성을 확보할 것인가, 이렇게 공정성 개념을 확대 재정리하는 것은 포털이 새로운 미디어 환경 속에서 (기존의 협애하게 저널리즘에서 쓰였던 것과 달리) 공정성 개념을 확대 논의하는 출발점을 제시하는 것 같습니다. 박대용 기자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박대용

 

오늘 저는 실무자의 입장을 전해야 할 것 같은데요. 다음과는 에피소드들이 좀 있습니다. 다음은 저희 뉴스타파와 뉴스펀딩이나 검색제휴 같은 걸 해왔습니다. 그런데 뉴스타파 아이템들이 권력 입장에서 불편해하는 이슈들이고, 다음은 [당시에] 세무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싣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어요. 세무조사와 보도가 무슨 상관이 있는지 순진하게 물어볼 수 있었지만 그냥 넘어갔습니다. 이런 상황에 처해서 다음에 그럼 당신들은 어뷰징을 일삼는 거대 언론에 대해서 왜 다른 입장을 취하느냐고 물으면 이런 답변이 돌아옵니다. ‘우리가 그쪽을 손대려고 하면 그쪽은 역시 우리를 공격하는 기사를 쓸 것이고, 바로 다음날 세무조사가 들어온다는 것이죠. 아주 빠르게 들어온답니다. 너무 빨리 들어와서 학습이 되어 있다고 합니다. 아까도 얼핏 말씀드렸지만, 다음은 의식을 많이 합니다. 2위 사업자로서 [정치] 권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벌써 필터링이 많이 일어나고 있고, 이미 공정성 문제가 드러나 버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1위 사업자인 네이버는 거의 대부분의 트래픽을 차지하고 있고, 그나마 2위 사업자가 1위 사업자를 견제하는 것조차도 힘들고, 이러다보니 다음의 역량이 상실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공정성 논의 자체가 의미 없어지는 구조가 된 것은 아닌가라고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실무 차원에서는 어쨌든 현재 포털의 상황, 물론 사용자들의 역할도 있고, 공급자들도 관여하며, 언론사들끼리 협조하는 부분도 있지만, 인터넷이 곧 네이버인 상황에서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이 기회에 바꿀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합니다. 포털에 대한 문제를 이미 여당측에서 먼저 꺼내어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 환경을 만들려고 하는데, 이런 국면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포털이나 구글 등이 관련된 문제에 대해 거대한 흐름이 세계적으로도 있고 하니 포털에 대한 이런 논의가 사그라지지 않고 앞으로 더 진전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승환

 

저도 동의하지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라는 마음도 있습니다. 일베 이용자들이 보면 네이버도 좌빨입니다. 그런 일베에도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몰리는 걸 보면, 이러나 저러나 사람들은 믿고 싶은 걸 믿겠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박대용

 

네이버든 다음이든 포털 입장에서는 가장 무서운 곳은 공정위로 보입니다. 기업이다보니까 공정위나 국세청 같이 규제를 할 수 있는 기관을 두려워합니다. 이런 기관을 움직일 수 있는 곳이 언론사들이죠. 정치권과 언론사의 밀착관계가 이런 것을 가능케 합니다. 그러다보니 거대언론들은 포털이 소규모 언론사들의 시장 진입을 막을 장벽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고 그렇게 활용하려 할 것입니다. 이런 측면도 있습니다.

 

김동원

 

말씀하신 것처럼 공정성의 문제를, 포털에 대한 논의를 다른 방향으로 가게 할 중요한 부분을 고민해야 합니다. 포털에 나오는 많이 본 뉴스, 실시간 검색어 순위, 핫토픽 이런 걸 보고 있으면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보는 것이 과연 좋은 뉴스인가, 많이 보는 것이 옳은 것인가의 물음입니다. 지금 공정성의 문제는 흔히 전통적인 언론관에서 말하는 중립성, 보편타당성의 문제가 아니라, 철저하게 양적인 문제로 좁혀져 있습니다. 마치 방송사들이 시청률이 높게 나오는 프로그램이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말하는 논리와 같습니다. 그러면 포털에서 우리가 공정성을 이야기할 때는 그런 공정성이 아니라, 누구나 자신들이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정보로서의 공정성이라고 한다면, 지금의 공정성 논란은 어긋난 것입니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용자들의 뉴스 접근 경로가 포털에서 페이스북으로 넘어가고 있는 지금의 국면이 어떻게 보면 전환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포털은 얼마나 노출되느냐, 얼마나 많이 검색하느냐를 중요하게 다룹니다. 그러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에서는 콘텐츠가 얼마나 많이 공유되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에서 높은 검색어 순위와 노출을 기록하는 콘텐츠는 레이싱 걸의 화보일 수 있습니다. 선정적인 콘텐츠들에는 개인이 사적으로 접근합니다. 그러나 페이스북과 같은 곳에서는 그런 사적인 취향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체성을 보여줄 콘텐츠들을 공유합니다. 좋아하는 것보다 동감을 얻을 것을 더 많이 노출한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SNS라는 것 자체가, 자신들이 원하는 커뮤니티 안에서의 순환을 의미하기 때문에 전혀 다른 환경으로 바뀌어가고 있고, 이런 환경 속에서 우리가 지금 언론의 공정성, 뉴스 유통의 공정성을 이야기할 때는 여전히 컨텐츠의 정치적 중립성이 아니라, 이용자가 어떻게 거기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느냐에 관한 공정성으로 바꿔가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저는 포털에 대한 논의가 지금부터 총선기간까지 꾸준히 제기될 것라 예상하고, 또 그랬으면 합니다. 그래서 포털에 관한 논의를 다른 방향으로 틀 수 있는 논쟁들이 많았으면 좋겠구요. 물론 우리가 돈도 없고 힘도 없어서 자주 못 하겠지만(웃음)

 

김수철

 

저도 같은 이야기이지만 동의합니다. 공정성에 대한 논의가 정부 여당이나 정치권력에서 선제적으로 이루어졌는데, 이런 공정성에 대한 논의들의 다른 측면들, 사용자의 측면에서 봤을 때 정말로 좋은 서비스라는 게 무엇인지, 공정한 서비스라는 것이 무엇인지 등의 논의가 앞으로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런 논의의 활성화가 실제로 검색엔진이나 정보기술서비스가 발전해온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규찬

 

그럼 제가 김동원 박사에게 질문드리겠습니다. ‘여의도연구원의 보고서에 문제가 있다는 것, 그리고 인터넷 포털에도 문제 있다는 것 동의한다, 그러나 너희들의 문제설정보다는 좀 더 넓혀서 공정성 문제를 새롭게 정하고 논의해보자라는 주장은 원칙적으로는 맞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의제를 선점했을 뿐 아니라 설득력 있게 만든 것은 누가 봐도 이것은 이게 문제니까 이걸 고치자라는 식으로 쉬운 언어로 공세를 편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내놓은 제안은 포털을 새롭게 정리해서 누구나 이용 가능한 식으로 공개하자, 근본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서 생태계를 바꿔야 한다는 혁명적인 제안입니다. 이런 제안이 이 싸움, 이 판에서 우리가 원론적인 대답을 내놓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운동에서 원론을 되풀이하는 것으로 전략적으로 치고나가는 상대편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될 수 있을지를 여쭤보겠습니다.

 

김동원

 

물론 저는 실천적인 측면에서 이용자들이 단체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뉴스타파를 보고 싶은데 볼 수가 없어요라고 식의 요구만으로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도리어 포털을 통해서 일종에 진입장벽을 절감했던 좋은 매체들, 소규모 매체들, 신생 매체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런 매체들이 지금 포털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잘못가고 있다는 주장을 내야 겠지요. 마찬가지로 새누리당이나 여의도연구원의 주장에 대해 뉴스 생태계를 복원(?)’ 시키고 싶다면 무엇보다 거대 언론사들이 앞장서고 있는 어뷰징을 우선 막아야 한다는 주장으로 맞서야 할 것입니다. 대량생산-대량소비의 시대가 아닙니다. 규모로 밀어붙이는 포털의 뉴스 유통이 아니라,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소규모 신생 매체들의 뉴스를 많이 유통시켜 다양한 정치, 사회적 관점을 찾아낼 수 있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특히 선거를 앞둔 지금의 국면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등 떠미는 것 같아 죄송하지만, 전선에 나가서 싸워야 될 사람들은 시민단체와 신생 매체들, 새로운 실험에 나서고 있는 매체들, 다양성을 추구하는 매체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전규찬

 

그럼 마찬가지로 이승환 대표에게 질문하겠습니다. 여전히 공정성이라는 언어는 우리가 붙들면서 싸워야 되는 게 맞나요?

 

이승환

 

글쎄요. 저는 언제나 이런들 저런들 주의라서(웃음) 저는 사기업체를 건드리는 것이 너무나 힘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에서 재밌는 사례가 있었어요. 페이스북 직원이 허핑턴포스트를 비판한 적이 있었습니다. 너희 찌라시 같은 거 좀 그만 올리라고 한 것이죠. 만날 개, 고양이 올리고, 섹스 이야기 올리고... 그러니 너희 때문에 제대로 된 정보가 유통이 안된다고 비판을 했습니다. 그러자 허핑턴포스트 직원이 사진 두 개를 갑자기 올리고 이렇게 말했답니다. ‘우리가 개 한 마리 사진을 올리니까 사람들이 미친 듯이 공유하는데, 우리가 이렇게 훌륭한 기사를 쓰면 사람들은 공유 안 하더라. 이건 너희가 잘못한 것이냐, 우리가 잘못한 것이냐?’

 

저는 사실 페이스북에서 보는 뉴스가 네이버 뉴스보다 훨씬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있는 분들은 다 지식인이니까 훌륭한 뉴스를 공유하시겠지만, 막무가내로 노출 사진, , 고양이 사진이 페이스북에 올라가는 건 어쩔 수 없거든요. 정치적 이슈가 올라와도 깊은 분석보다는 선정적인 기사들이 더 많이 공유됩니다, 사실 뉴스타파에서도 사람 화나게 만드는 기사가 더 많이 공유되지 않습니까? 물론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공정성의 개념은 굉장히 훌륭합니다. 그러나 네이버 검색팀의 한 직원이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사용자가 이 모양 이 꼴인데 어쩔 수 있냐는 의견을 냈습니다.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타블로이드 나올 때부터 있었던 논의가 인간은 원래 찌라시를 좋아한고 가십 좋아하는데 어떡하냐는 생각이었죠. 그리고 공공재를 쓴다는 KBSMBC부터 질 낮은 기사를 쏟아내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제가 깊이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저는 사실 인간에 대해 꽤 비관적인 관점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웃음)

 

전규찬

 

공정성 개념은 90년대를 거쳐 2000년대 이명박 정권 들어서 우리가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소극적으로 공영방송을 사수하기 위해 이 개념을 가져와서 썼지만,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습니다. 이제 이것을 인터넷과 포털에까지 적용하여 이야기하니까 현실성이 떨어지는 개념이라는 생각도 들고, 억지로 부풀려 재정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까 합니다. 다른 개념은 없을까요?

 

김수철

 

어쨌든 정부 여당이 갑자기 과거의 대중 미디어에서 이야기되던 공정성 개념을 포털에 적용하고 이슈를 만들어서 선점하고 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아까 말씀하셨다시피 이런 공정성, 여론 다양성에 관한 우리의 원론적인 논의 외에 전략적인 것들이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이승환 대표가 사기업체 건드는 것에 비관적이라는 말씀도 하셨지만, 제 생각에 공정성 논의가 하루아침에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한다고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굉장히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최소한 포털과 관련된 공정성 문제에서 저는 이런 부분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포털의 공정성을 망치는 문제는 무엇인가와 관련하여 어뷰징을 더 부각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포털이 기술을 이용해서 공정성을 무너뜨리고 있는, 공정성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말입니다. 어뷰징의 문제를 피해갈 수 없는 곳은 굉장히 많은 양을 쏟아내는 주요 언론사들입니다. 어뷰징의 문제는 이미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고 있지만 저는 지금보다 더 부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뉴스타파가 제공하는 것과 같은 다양한 컨텐츠, 뉴스 검색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컨텐츠들, 이런 컨텐츠는 왜 그렇게 찾아보기가 힘든가, 이런 이야기들도 공정성 이야기를 하면서 얼마든지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포털의 공정성이나 검색엔진의 공정성을 이야기할 때, 다양성, 정보의 다양성 같은 부분도 같이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죠.

 

 

전규찬

 

뉴스타파에서도 여의도연구원 기사를 보셨죠? 그렇다면 포털의 공정성 문제를 다루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박대용

 

지금 포털에 관한 것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뉴스타파에서 지난 6·4 지방선거 때 포털이 알아서 정치인들의 정보를 은폐하는 문제를 지적한 적은 있었습니다. 선거에 임박하면 아마 이런 이슈들이 또 제기되지 않을까 하는데요. 왜냐하면 포털에게 뭔가를 해달라는 요구들이 후보자들 사이에서 빗발칠 것이고, 포털이 일부는 수용하고 일부는 안 받아들이기도 하고 그럴 것이니 이야기할 기회가 또 생길 것입니다. 저는 당장 올 하반기 남은 기간 동안에 공정성 이야기를 할 때 자의든 타의든 포털이 치고 있는 언론사에 대한 진입장벽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인터넷 선거보도 심의위원회 사이트에 접속해보니, 국내에 등록된, 그러니까 심의대상인 웹사이트가 2800여 개 정도였습니다. 그 중에서 포털에서 지금 검색이 되는 사이트가 얼마나 될까요? 실제로 200~300개에 지나지 않습니다. 10% 정도에 불과한 것입니다.

 

심의 대상 웹사이트를 선정한 곳은 중선관위입니다. 중선관위에서 선거보도를 하는 미디어들을 카테고리로 만들어서 공개한 것입니다. 이 중에서 현재 네이버나 다음에서 검색이 되는 사이트 개수가 300여 개 정도였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해소해야 다양한 언론들이 포털을 통해서 검색이 되고, 이렇게 하다보면 정보가 다양하게 노출될 것이고, 이런 방법이 공정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봅니다. 포털은 이런 문제를 스스로 하지 않고 결국은 사업자와 전문가들, 단체들에 맡기겠다고 하고 있는데, 그마저도 진행이 더딘 것 같습니다. 진입 장벽에 대한 것은 분명히 문제가 될 것입니다. 진입장벽의 논의에서 구글까지 포함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제가 보면 진입장벽의 문제에서 구글과 비교했을 때, 국내 포털이 가진 기술력의 문제가 있습니다. 제가 직접 해보니 정말 기술력이 이것밖에 안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국민들이 이 실상을 알게되면 화가 나겠다 싶을 만큼이었습니다. 국내 언론사들은 전문 개발자를 갖추지 못하면 포털에 기사를 공급할 수가 없는 셈입니다. 이것은 지속되고 있는 포털의 진입장벽이고, 포털 자신들이 해야 할 기술 개발을 언론사들에게 떠 안긴 것입니다. 포털이 원하는 형식에 맞지 않으면 검색에 노출 될 수 없게 만든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기술적 수준으로 보면 포털에 들어갈 수 있는 언론사는 상위 10% 정도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이승환

 

그런데 그건 참 골치 아픈 문제이기는 합니다. 포털이 그런 기술적 장벽을 친 것은 언론사들이 하이퍼링크라든가 광고라든가 장난을 너무 치기 때문에 그걸 막으려는 것이기 때문에 풀라고 하기에도 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박대용

 

그렇다면 구글은 왜 다 열어뒀을까요?

 

이승환

 

그렇기는 합니다. 아마 아웃링크라서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박대용

 

저는 검색제휴를 말하는 것입니다. 검색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는 데에도 정말 많은 제한이 있습니다. 점 하나 잘못 찍어도 검색이 안 되는 그런 문제 말입니다. 예전에 포털 검색팀장이 말씀하시는 걸 들은 적이 있는데, 구글 정도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내 업체의 경우 100억 정도를 투자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어쨌든 이런 진입장벽을 낮춰서 다양한 매체들이 포털을 통해서 검색이 되어야 하고, 현재 10% 정도만이 국민에게 노출이 되고 있다는 점을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전규찬

 

김동원 박사에게 마지막으로 여쭤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언론운동은 지상파 방송 중심으로 해왔고, 이제 정보통신으로까지 확대하고 있는데요. 사실 지금까지 포털은 우리가 별로 집중하지 않았던 영역입니다. 운동적 관점에서 어떻게 접근하면 좋고, 우리가 어떻게 실천적으로 옮겨가야 할지를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김동원

 

원론적인 이야기일지는 모르겠지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제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미디어가 자본으로서 어디에서 수익을 얻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과거 대중매체였던 지상파 방송, 메이저 언론의 시대에는 딱히 시청자가 누구인가, 독자가 누구인가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광고 또한 마케팅 효과가 아닌, 다분히 정치적 의도에서 주는 광고였고, 시장도 좁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이제 수익원은 매체가 갖고 있는 정치적 영향력이나 위신이 아니라, 철저하게 이용자의 규모나 이용자의 행위에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마 포털에 대한 논란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미디어 운동은 공정성의 문제를 넘어, 미디어 자본으로 변화하고 있는 움직임, 미디어의 수익원이 되고 있는 이용자들을 어떻게 조직할 수 있을까의 과제를 안아야 할 것입니다. 이승환 대표가 얘기했듯, 질 낮은 콘텐츠에 더 잘 반응하는 이용자들, 개별적이고 다양한 주체가 아니라 한 덩어리로 묶여 얘기되어 격하된 미디어 이용자들의 관점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의 문제도 제기될 것입니다. 모든 이용자가 그렇게 하나의 이용자 이미지로 묶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용자들이 새로운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고, 시청자와 독자들이 과연 무엇을 요구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포털도 그런 과정에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전규찬

 

다른 말씀이 더 없으시면 이제 정리해보겠습니다. ‘포털 문제가 중요하고 문제 있다는 점에는 많은 공감이 되지만, 거꾸로 가고 뾰족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여의도연구원은 불쑥 해괴한 보고서를 내서 우리 옆구리를 콱 찔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문제제기를 하면서도, ‘사실 포털은 문제 있지라는 점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는 트랩에 걸리기도 했습니다. 사실 우리에게 그러면 어떻게 이 문제를 풀까에 대해서는 뾰족한 답이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언론연대는 지상파 방송, 이용자 및 시청자 주권, 그리고 케이블, 통신까지 운동의 지평을 넓혔고, 인터넷과 관계해서도 감시, 검열 같은 주제에 천착해 왔습니다. 그러나 사실 포털에 관해서는 이제까지 손 놓고 있었음이 분명합니다. 그 손 놓고 있음이 답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에서 오늘 답들을 주셨습니다. 제가 김동원 박사의 발제에 대해 좀 원론적이지 않냐고 시비를 걸었지만, 사실은 공정성 논의를 우리가 회피할 수 없다면, 해법으로 말씀해 주신 진입장벽 철거, 뉴스 내에서의 균형감 있는 검색과 같은 가능성 있는 문제 제기들, 그리고 포털에서 뉴스의 문제를 최소화시키고 우리가 비판할 지점을 넓힐 필요성, 소수자 여론 다양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이용자의 자유롭고 투명하며 균형감 있는 이용이 보장될 수 있도록 인터넷 포털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개념 정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개념을 중심으로 해서 정확하고 넓은 폭의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는 것. 이것이 분명히 우리의 출발점인 것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안은, 김동원 박사가 오늘 비공개 논의 안건으로 주셨습니다만, 따지고 보면 이 페이퍼는 운동계에서나 학계에서나 문제제기로 처음 제출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계속 좀 해주시고 함께 논의하면서 운동의 포인트를 찾아가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오늘 고생 많으셨습니다. <>

 

 

인용보도 시 꼭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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