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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박근혜 정권의 방송장악 실체가 드러났다

by PCMR 2014. 5. 13.



[논평]

박근혜 정권의 방송장악 실체가 드러났다

- 청와대 주인이 KBS 사장인가 -

 

실로 놀랍고 충격적이다. 박근혜 정권의 방송장악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백운기 KBS 신임 보도국장이 임명되기 직전 청와대 핵심인사를 만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백 국장이 회사로 돌아오자 길환영 사장은 곧바로 백 국장을 기용할 뜻을 밝혔다고 한다. 사실상 청와대가 KBS 보도국장을 직접 임명한 셈이다.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볼 수 없었던 노골적인 방송 개입이 자행된 것이다.

 

오늘 청와대 개입 정황을 폭로한 KBS노동조합(구 노조)은 백 국장이 만난 청와대 관계자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누가 백 국장을 호출했는지는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다. 백운기 보도국장은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과 고교 동문 사이로 이전부터 보도국장 후보로 거론돼 왔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불과 이틀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의해 해임된 직후 이 홍보수석이 백운기 국장을 청와대 앞까지 불러들였다면 무슨 메시지를 전달했는지 뻔 한일이다. 곧바로 그가 보도국장으로 영전하지 않았는가.

 

이정현 수석이 누구인가? ‘친박 중의 친박’, ‘박근혜의 복심’으로 불리는 자가 아닌가.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정현 수석이 한 일을 몰랐을 리 없다고 본다. 따라서 백운기 보도국장의 임명은 핵심측근인 이 수석이 박 대통령의 의중(朴心)을 성실하게 집행한 결과라고 규정한다.

 

이로써 KBS의 실질적인 수장은 길환영 사장이 아니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그는 ‘청와대의 꼭두각시’였을 뿐이다. 청와대가 사과하라고 하면 머리를 숙이고, 청와대가 고른 자에게 임명장만 전달하는 그런 ‘꼭두각시’ 말이다. KBS를 좌지우지하는 실질적인 수장은 여의도동 18번지가 아니라 청와대로 1번지에 있었던 셈이다.

 

그 동안 제기돼 온 KBS 장악 의혹의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난 만큼 이제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이정현 수석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이 그간 KBS보도에 어떻게 개입해왔는지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특히, 세월호 유가족들이 청와대 앞에서 농성을 벌인 뒤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KBS 길환영 사장과 백운기 보도국장에게 어떤 임무를 지시했는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꼭두각시’ 길환영 사장, ‘청와대 면접생’ 백운기 보도국장을 비롯한 KBS 전 임원들은 전원 사퇴하기 바란다. 국민의 방송인 KBS를 청와대에 갖다 바친 행위는 도저히 용사할 수 없는 죄악이다. KBS의 독립성을 내다판 당신들은 더 이상 언론인이 아니다. 언론계를 당장 떠나라.

 

박근혜 대통령은 이정현 홍보수석과 박준우 정무수석을 즉각 해임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라. 박근혜 대통령은 “방송을 장악할 생각이 없다”고 국민에게 여러 차례 약속한 바 있다. 약속 파기에 따른 무거운 책임을 지기 바란다.

 

국회는 ‘박근혜 정권 방송장악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실시하라. 국민의 방송이 더 이상 정치권력에 휘둘리지 않도록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입법에도 즉각 나서야 할 것이다.(끝)

 

2014년 5월 13일

언론개혁시민연대



20140513[성명]박근혜KBS개입.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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