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박근혜 새누리당은 고대영 대선 방송심의위원 추천에 대한 입장을 밝혀라
박근혜 새누리당은 고대영 대선 방송심의위원 추천에 대한 입장을 밝혀라
18대 대통령 선거 방송의 공정성을 심사하는 선거방송심의위원 명단이 발표됐다. 그런데 어제(23일) 발표된 명단에는 두 눈을 의심케 하는 인사가 포함되어 있다. 그 인물은 다름 아닌 고대영 전 KBS보도본부장이다.
고대영씨에 대해서는 길게 말할 필요가 없다. 그는 KBS내 민주세력인 언론노조KBS본부는 물론 구노조로부터도 불신임을 받고 쫓겨난 인물이다. 그가 받은 84.4%의 투표율은 KBS 역대 본부장 신임투표 사상 최고의 불신임률 기록이다. 이 사실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대선 방송심의위원으로 부적격한 인물인지 설명을 하고도 남는다.
이 뿐인가. 그는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미국 기밀 문서에 '빈번한 대사관 연락책'으로 규정된 인물로, 2007년 대선 당시 미 대사관 측에 대선관련 정보를 전달한 사실이 밝혀져 ‘미국 정보원’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또한 그는 회사 관용차를 타고 접대골프를 받는가 하면, 술자리에서 후배의 멱살을 잡고 폭행하는 등 도덕성면에서도 이미 검증이 끝난 사람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런 인물을 추천한 곳이 새누리당이라는 사실이다. 차기 대권을 노리는 박 위원장이 대표적인 MB 부역세력에게 대선 방송의 심의를 맡기다니 믿기 힘든 일이다. 평소 원칙과 신뢰를 신념처럼 얘기하던 그의 태도와도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추천이 박 위원장의 의중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면, 국민들은 박 위원장이 MB정권의 언론장악 행태를 그대로 계승해 권력유지에 사용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박 위원장과 새누리당은 고대영씨 추천에 대해 빨리 입장을 밝히고, 국민들의 판단을 구해야 할 것이다.
고대영씨의 위촉은 민주통합당에게도 남의 일이 아니다. 올해 초 KBS는 중계가 예정돼 있던 민주당 대표 경선토론회를 갑자기 취소한 바 있다. 당시 책임자가 바로 고대영씨다. 당시 고씨의 발언이 충격적이다. 고씨는 갑작스런 중계취소의 이유를 묻는 질문에 ‘민주당이 KBS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민주당이 KBS 수신료 인상에 협조하지 않으니 방송을 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이렇게 부적격한 인물을 추천한 새누리당에 대해 민주당은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런 잘못도 바로잡지 못하고 나중에 가서 선거방송의 편파성을 따져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물론, 이 모든 일들에 앞서 고대영씨는 스스로의 부족함을 돌아보고 자진해서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지금도 차가운 길바닥에서 공정방송을 외치고 있는 후배들을 욕보이지 않는 최소한의 예의다. 빠른 선택을 촉구한다.
2012년 4월 24일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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