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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SBS의 삼성 편향을 우려한다.

by PCMR 2016. 1. 15.

 

20160114[논평]SBS삼성편향비판.hwp

 

 

 

 

[논평]

SBS의 삼성 편향을 우려한다.

 

12일 삼성전자와 가대위, 반올림이 조정 3대 의제 중 재발방지대책에 합의하자 언론들은 삼성 백혈병 사태가 일단락됐다는 보도를 쏟아냈다. 조정위가 사과보상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음에도, 대다수 신문과 인터넷언론들은 완전히 합의에 이른 것이라는 삼성의 입장을 그대로 받아 완전 타결프레임을 확산했다. 이는 명백한 거짓보도이다.

 

한편, 방송뉴스들은 이번 합의를 철저히 외면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자료에 따르면, 12~13일 이틀간 지상파, 종편, 보도전문채널 7개사에서 나간 관련 보도는 겨우 2(KBS단신 제외)에 불과했다. 사실상 방조자의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런 가운데 지상파3사 중 유일하게 SBS만 메인뉴스에서 보도를 내보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보도내용은 노골적으로 삼성에 편향된 것이었다.

 

SBS<삼성전자 백혈병 갈등, 9년 만에 마무리’>라고 보도제목을 뽑았다. 제목부터 완전히 오보인 셈이다. 앵커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일한 직원들의 백혈병 피해 문제가 9년 만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고 말했다. SBS에 묻고 싶다. 대체 누가 종지부를 찍었단 말인가? 이어진 보도내용은 삼성전자의 입장문과 거의 판박이 수준이다. “세 주체 가운데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는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사과와 보상절차를 진행해, 신청자 153명 가운데 103명과 합의했으며, 오늘 예방대책까지 합의해 사과와 보상, 예방대책 3가지 사안에 대해 모두 합의하게 된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 백혈병 피해자 규모는 아직까지 제대로 파악된 적이 없다. 그런데 대체 무슨 근거로 보상에 모두 합의하게 됐다는 것인가?

 

 

삼성 뉴스룸 보도자료

SBS 보도내용

이번 합의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조정위가 권고안 내용을 대부분 수용해 1000억 원을 기금으로 내놓고, 권고안의 보상 기준과 원칙을 기초로 9월부터 보상 접수를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보상 신청자는 모두 150명이 넘고, 이분들 가운데 100명 이상이 보상에 합의했습니다이처럼 보상과 사과가 진행된 데 이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해 오던 예방 문제에 대해서까지 오늘 완전히 합의에 이른 것입니다.

세 주체 가운데 삼성전자와 가족대책위는 이미 지난해 9월부터 사과와 보상절차를 진행해, 신청자 153명 가운데 103명과 합의했습니다.

 

오늘(12) 예방대책까지 합의해 사과와 보상, 예방대책 3가지 사안에 대해 모두 합의하게 된 겁니다.

 

 

SBS는 이어 다만, 시민단체 반올림은 예방대책엔 합의했지만, 사과와 보상 문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단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것도 왜곡의 소지가 있다. 삼성은 조정위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약속을 뒤집고 조정보류를 요청하더니 자체 보상절차를 강행했다. 삼성이 택한 보상방식은 조정권고안의 취지와 내용에 반하는 것이었다. 교섭 주체 중 하나인 반올림과는 아무런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 따라서 사과와 보상 문제는 삼성에서 거부하는 바람에 아직 어떤 말도 못 꺼내봤다는 황상기 씨의 말이 진실이다. SBS는 이런 과정을 생략한 채 대다수 피해자가 합의한 가운데 시민단체인 반올림만 보상에 관해 추가 논의를 요구한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마치 반올림이 보상액을 두고 삼성과 갈등을 벌이고 있는 듯한 뉘앙스를 준 것이다. SBS는 이어서 일부 피해 직원에 대한 보상 문제가 남아 있지만, 대다수 피해자 측과 합의가 이뤄졌다고 단정하며 “9년 가까이 끌어오던 삼성전자 백혈병 사태는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재차 쐐기를 박았다. “사과와 보상에 관한 교섭 약속을 이행하라는 반올림의 주장은 아예 일축해버린 것이다.

 

삼성 백혈병 문제에 관한 SBS의 편향보도를 보면서 지난 해 7월 발생한 삼성 이재용 비판 삭제사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당시 SBS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메르스 환자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대국민약속을 번복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돌연 이를 삭제해 파문을 일으켰다. SBS는 보도가 나간 이후 뉴스제목을 바꾸고, 이재용의 대국민사과 영상을 삭제하는가 하면 앵커멘트를 재녹화·재편집하는 촌극을 벌이며 시청자들의 빈축을 샀다. SBS가 삼성 눈치를 봤다는 지적이 나온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재용 비판 삭제에 이어 또 다시 삼성과 관련해 이런 행태가 반복되다보니 SBS의 삼성 편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SBS는 이미 정치뉴스 분야에서도 보도간부들이 잇달아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발탁된 이후 보도의 공정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더하여 자본권력에 대해서도 편향된 보도를 일삼는다면 SBS뉴스에 대한 신뢰는 더욱 추락할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이번 백혈병 협상의 삼성측 교섭대표인 백수현 전무 역시 SBS 보도본부 부국장 출신이다. 지금 시청자들은 SBS뉴스가 과연 정치·자본권력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인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언론연대는 앞으로 SBS의 삼성 관련 보도를 예의주시할 것이다. SBS의 각성을 촉구한다.

 

2016114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 전규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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