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YTN의 파국을 막기 위하여
앞날이 캄캄하다. 박진수 YTN지부장은 단식농성에 돌입했고, 노조는 파업을 예고했다. 22일(금) 주총에서 최남수 내정자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조짐이다. YTN이 또 다시 파국의 위기를 맞고 있다.
갈등의 원인은 단순하다. 구체제가 새로운 출발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김호성 사장 대행이 있다. 그는 조준희 체제의 핵심인사였다. YTN 몰락의 동반 책임을 져야 하는 인물이다. 경영공백을 메우며, 새 체제가 안착하도록 돕는 것이 직무대행에게 주어진 마지막 소임이었다. 구체제를 상징하는 인물이 YTN을 개혁하는 첫 주자가 될 수는 없다.
김 대행은 여러 글을 통해 사내 분열을 우려하며, 구성원의 총의에 따른 통합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제 자신이 모든 분열의 중심이 되고 있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누구나 공과가 있고, 적폐라는 평가가 야박하다 여길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김 대행이 구성원의 총의를 구하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어렵더라도 인정해야 하는 일이다. 역설적으로 더 이상의 분열을 막고, 통합의 숙제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은 김 대행 자신이 맞다. 개혁의 물꼬를 여는 공(功)을 세울 것인지. 깊은 수렁에 빠트리는 과(過)를 남길 것인지, 결단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다가오는 주총에서 2008년 사태가 재연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번 주총은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최종 결정을 미루고, 대화를 모색해야 한다. 지금 YTN에 시급한 것은 구성원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사장을 임명하는 게 아니라 지난 9년간 YTN의 전진을 가로막은 갈등과 불신의 장벽을 없애는 일이다. YTN 주주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2017년 12월 19일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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