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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MBC, ‘도로 김재철’로 자멸할 것인가

by PCMR 2014. 3. 10.

 

 

논평_20140310.hwp

 

[논평]

 

MBC, ‘도로 김재철로 자멸할 것인가

 

얼마나 더 망가져야 하는가. MBC의 앞날이 캄캄하다. ‘김재철 체제의 2인자안광한이 신임 사장이 되면서 예견됐던 불행이 고스란히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언론 역사에 남을 수치스러운 기록이 연일 경신되는 참담한 상황이다. 공정 보도를 위해 파업을 벌인 MBC 기자들을 해직과 부당 인사로 탄압하며 MBC를 정권홍보방송으로 전락시킨 안광한 사장을 필두로 김재철의 수족을 자처하며 승승장구했던 인물들이 속속 영전의 보상을 받았다.

 

취임사에서 잦은 파업과 갈등으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MBC 경쟁력 추락의 원인을 노조에 떠넘기는 후안무치함을 보였던 안 사장은 인사에서도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다. ‘김재철 체제의 극복이 MBC 정상화의 시작이라는 상식과 완전히 동떨어진 인사를 단행했다. MBC 신임 임원의 면면은 탄압무능의 화신들로 채워졌다. 신임 권재홍 부사장, 이진숙 보도본부장, 백종문 경영기획본부장, 김철진 편성제작본부장, 장근수 드라마본부장은 하나같이 정권과 김재철의 입을 자처하며 MBC의 공정성과 경쟁력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자들이다. 법원이 위법이라고 판결한 김재철 체제를 비호하는 데 앞장섰던 사람들이 본격적인 김재철 시즌2를 시작하겠다고 나섰다. 방송문화진흥회는 MBC비정상화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안광한을 새 사장에 선임하고, 안광한 호는 김재철 체제 2라는 오명에 걸맞게 MBC를 망가뜨린 장본인들을 요직에 안착시킨 것이다. 사측이 임원 선임 이유로 내세운 능력과 책임감이란 것이 김재철 체제 굳히기를 위한 것인가.

 

지역MBC 상황도 암울하긴 마찬가지다. 김재철 전 사장 때부터 고질적 문제였던 낙하산 사장 문제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늘(10)부터 나흘간 광주·대구·강릉삼척·춘천·부산·목포MBC의 사장 선임을 논의하기 위한 주주총회가 진행된다. 그런데 지역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인물들이 안광한 사장과의 친분으로 사장에 임명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서울MBC 사장의 보은인사로 지역MBC 사장 자리가 채워지는 병폐가 답습될 전망이다. 사장추천위원회나 공모제를 통한 투명한 절차의 사장 선임이 누차 요구돼왔지만 안광한 사장 체제 역시 구성원들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고 대주주로서 일방적인 권한을 행사하며 밀실 주주총회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지역사 사장이 제2, 3의 김재철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MBC에 대한 재허가를 의결하면서 지역MBC의 독립적인 운영 보장을 재허가 조건으로 명시했다. 지역MBC의 독립적인 경영과 의사 결정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 재무 구조 악화에 따른 경영 합리화 및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서울MBC가 이번에도 지역MBC 구성원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부적격 인사를 선임한다면, 이는 방통위의 재허가 조건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지역MBC를 아끼고 지키려는 지역민과 구성원, 시청자의 뜻을 짓밟는 만행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MBC 황폐화의 선두 안광한 일당이 지금처럼 김재철 체제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다면 MBC 정상화는 기약할 수 없다. 해직언론인 복직, 제작 자율성 수호, 노조와의 관계 등에 대한 전향적 노력 없이는 공정방송 수호는 요원한 일이다. 그들의 습성대로 권력의 눈치만 살피며 반언론적 경영을 계속한다면 김재철이 걸었던 길 그대로 개인의 불행을 자초할 뿐 아니라 언론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기며 역사의 죄인으로 남게 될 것이다. 안광한 사장과 그 수하들은 공영방송 MBC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온 국민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하라. MBC를 더 이상 망치지 말라.

 

 

2014310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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