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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케이블 8VSB 전송방식 변경은 종편의 특혜일 뿐이다

by PCMR 2014. 3. 11.

 

논평_20140311.hwp

[논평]

 

케이블 8VSB 전송방식 변경은 종편의 특혜일 뿐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오늘(11) 종편이 담합해 추가로 특혜를 요구해온 케이블TV ‘8VSB’ 전송방식을 허용했다. 현재의 아날로그 케이블TV의 상품별 채널수 및 요금을 유지하고, 8VSB 전환지역의 케이블 가입자들에게 전환 동의를 받은 후 전환을 추진할 것과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에 대한 컨버터 비용은 케이블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부담하도록 했다.

 

미래부는 오늘 보도자료를 통해 ‘8VSB’허용으로 858만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도 디지털 방송 시청이 가능해져 국민의 방송복지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8VSB 전송방식 변경으로 인한 차세대 방송통신서비스 주파수 부족 지적에는 여유 주파수 대역 확보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래부가 내놓은 보도자료만 보면 종편이 요구해온 8VSB 전송방식 변경이 시청자복지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보이지만 조금만 깊이 따져보면 종편만을 위한 특혜임이 분명해진다. 시민사회와 방송전문가들이 지적했던 8VSB 전송방식 변경으로 야기되는 문제들 즉 채널 수 제한으로 인한 중소PP 고사 위기, 아날로그 수상기 보유자들의 시청권 박탈, 유료방송플랫폼의 미래방송서비스를 불가능케 하는 주파수 낭비 등에 대해서는 각각 나름의 보완장치와 컨버터 무상 지급으로 문제없다고 밝혔지만 시청자복지의 핵심인 다양성과 양질의 콘텐츠 제작기반을 붕괴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되는 뻔히 보이는 사실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

 

8VSB 전송방식 변경으로 케이블 사업자들의 영업 기회는 충족됐지만 아날로그 수상기 보유자들에게 무상으로 지급되는 엄청난 컨버터 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해야 된다. 결국은 중소PP들에게 지급되어야 할 수신료를 줄여 영업이익을 메우거나 저가 디지털 상품으로 둔갑해 컨버터 비용을 살짝 시청자에게 전가시키는 영업 행위가 기승을 부릴 우려가 높다. 더욱이 케이블방송 규제 완화로 케이블의 기반인 지역성의 붕괴와 케이블 사업자들의 과도한 불공정 영업행위, 이윤극대화를 위한 다단계 하도급 구조 확산으로 시청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시청자 복지를 화질로만 국한시켜 내세우는 미래부의 행태는 기만에 가깝다.

 

막말과 역사 왜곡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저널리즘의 본령은 내팽개치고, 재방송만 주야장천 해대는 방송, 값싸게 제작할 수 있는 보도편성을 고집하는 종편을 좋은 화질로 본다고 시청자복지에 기여한다는 발상은 소가 웃을 일이다. 다만 종편의 입장에서 보면 광고 등의 효과를 노린 중요한 생명 연장 수단이다.

 

미래부와 방통위는 8VSB 전송방식 변경의 문제점들을 다시 점검하고 진정한 시청자 복지가 무엇인지 심사숙고하기 바란다. 종편에 특혜를 부여하려면 방송이 아닌 종편은 퇴출시키고, 살아남은 종편은 종편답게 만드는 게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 또한 명심하기 바란다.

 

 

2014311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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