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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방통위 ‘네이버 실태조사’와 ‘윤석열 정권-조선일보’ 이권 카르텔

by PCMR 2023. 7. 4.

 

[논평]

방통위 네이버 실태조사윤석열 정권-조선일보이권 카르텔

 

국민의힘과 TV조선이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조작과 민주당 외압설을 제기하고 나섰다. 민주당이 지난 2021년 뉴스 알고리즘 공개 법안을 추진하자 네이버가 알고리즘을 조정해 보수 언론의 노출 순위를 인위적으로 낮췄다는 것이다. 여당의 문제제기에 방송통신위원회도 실태점검에 착수했다. 모든 일이 불과 4일 만에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TV조선이 제기한 뉴스 알고리즘 조작설은 근거가 턱없이 부족하다. TV조선은 네이버가 언론사를 계열사별로 분리하고, 피인용 지수를 반영하도록 알고리즘을 변경한 게 조작이라고 주장한다. “그 결과 MBC는 상위권(64)으로, 조선일보는 하위권(26)으로 내려갔다는 게 유일한 근거다. 이런 단순논리라면 조선일보와 함께 2위였다가 아예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한겨레는 진보언론 죽이기라고 주장해야 할 거다.

 

보수언론 죽이기가 터무니없는 주장이란 건 20221월 발표된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검토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12명의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제2차 네이버뉴스 알고리즘 검토위원회는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이 네이버가 보수 언론 죽이기에 나섰다고 지목한 ‘218부터 6개월 간 네이버 뉴스 서비스의 검색, 추천, 클러스팅, 배포 과정을 검토했다. 검토 결과 박 의원의 주장과 달리 언론사의 이념과 성향을 분류하여 우대하거나 제외하는 요소는 찾아볼 수 없었다.

 

위원회가 우려한 건 뉴스 알고리즘이 송고되는 기사의 양이 많은 언론사에게 유리하게 작동한다는 점이다. “국내 언론 시장에서 온라인 이슈 대응 역량을 갖춘 대형 언론사들이 계열사를 비롯, 대체적으로 보수적 성향을 가진다고 평가받고 있는데, 특정 이념 성향의 언론사가 더 많이 노출되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아도 이용자 경험 차원에서는 특정 성향 언론사 노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 네이버가 보수언론 죽이기를 했다는 그 시기에도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은 여전히 조선일보 같은 보수언론에 유리하게 작동했다는 걸 말한다.

 

이로 인하여 뉴스 추천과 기사 노출에서 불이익을 받은 건 보수언론이 아닌 대안 언론과 지역 언론이었다. 또한 다양한 관점의 기사와 심층보도가 잘 노출되지 않아 이용자 측면에서 보더라도 알고리즘 개선이 필요했다. 네이버가 언론사를 계열사별로 분리하고, 피인용 지수를 반영하도록 알고리즘을 변경한 건 바로 이 문제, 언론사의 규모와 온라인 대응 역량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불균형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이용자를 위한 권고 조치를 두고 보수언론 죽이기라 말하는 건 적반하장이나 다름없다. TV조선은 마치 보수언론이 정치적 외압의 희생양인 것처럼 말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다. 네이버의 뉴스 알고리즘을 악용해 연예인·셀럽 관련 사건사고, 온라인 커뮤니티 발 논란, 선정적인 성적이슈, 베껴 쓰기 기사를 쏟아내며, 포털 뉴스의 연성화·저질화를 주도한 건 다름 아닌 보수언론들이기 때문이다. 중앙, 조선, 매경, 한경 등 보수언론과 경제지들이 대규모 조직과 인력을 동원해 포털 뉴스 타블로이드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건 언론학계의 포털 연구에서도 확인된 사실이다. 지금도 조선NS와 같은 자회사를 운영하며 언론 생태계에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는 대가로 포털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조선일보를 피해자로 둔갑시키다니, 이거야말로 조작이 아닌가.

 

방통위가 여당과 TV조선의 이런 엉터리 주장에 편승해 실태점검에 나서기로 한 건 더욱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방통위는 앞으로도 특정 방송사가 별 근거도 없이 네이버에게 부당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기만 하면 TV조선처럼 긴급조사에 나서고, 과징금 부과, 형사고발 처분을 운운하며 대리인 노릇을 자처할 텐가. 이건 마치 불량식품 판매상이 유통업체 품질관리 때문에 망한다고 주장하자 당국이 불량식품 판매상을 편들고 나선 꼴이다. 이런 게 이권 카르텔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뉴스 알고리즘 규제는 여야 정치권의 유불리를 위한 게 아니다. 해외 주요 국가들은 어린이, 소수자 등 사회약자 보호와 인종차별, 혐오표현 확산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플랫폼의 책임성을 높이는 방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면, 우리 정치권은 알고리즘의 사회적 위험성은 안중에 없고, 당리당략만 일삼고 있으니 한심하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보수언론 죽이기를 위한 뉴스 알고리즘 조작이 아니다. ‘윤석열 정권-조선일보 이권 카르텔을 위한 뉴스조작이자 권언유착이라 불러야 마땅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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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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