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논평

EBS의 사과와 상생노력을 환영한다

by PCMR 2020. 6. 10.

2020610[논평]EBS사과와남은과제.hwp
0.03MB



[논평]

 

EBS의 사과와 상생노력을 환영한다.

- EBS의 사과와 상생협력을 위한 과제 -

 

박환성, 김광일 피디의 3주기를 앞두고 EBS가 공식 사과했습니다. ()한국독립PD협회는 61EBS 김유열 부사장이 박환성, 김광일 피디의 영전에 직접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다짐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독립PD협회와 EBS는 상생협의회를 구성해 상생의 길을 찾아 나서기로 합의했습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화해의 물꼬를 트고, 대화에 나선 독립PD협회와 EBS의 결단을 환영하며, 상생협의회가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원합니다.

 

언론연대는 두 피디가 사망한 직후 독립PD협회, EBS와 협의체를 꾸렸던 시민단체로서 이번 결정을 바라보는 감회가 남다릅니다. 참으로 먼 길을 돌아왔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진심어린 사과진정한 화해로 나아가기 위한 첫발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협의체는 한 걸음도 떼지 못한 채 멈춰서고 말았습니다. 고인과 유족을 뵐 면목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독립PD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끈질기게 문을 두드리고, 설득해 마침내 EBS의 변화를 이끌어냈습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독립PD들이 쏟은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BS의 사과는 독립PD들의 노력으로 일군 값진 성과입니다.

 

EBS의 결단에도 박수를 보냅니다.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과는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내부의 오랜 관행과 의식을 이겨내는 과정도 순탄치 않을 것입니다. 더 늦기 전에 용기를 내어 고맙습니다. 책임 있는 결정을 환영합니다.

 

상생의 길 찾기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아직 가본 적 없는 새로운 길을 여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알다시피 우리 앞에는 넘어서지 못했던 여러 난제가 놓여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쩌면 사과의 용기보다 더욱 커다란 용기가 필요할지 모릅니다. 상대방의 목소리를 듣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용기 말입니다.

 

언론연대는 독립PD협회. EBS 상생협의회가 과거의 한계를 반복하지 않고, 좋은 결실을 맺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두 가지 당부를 드립니다.

 

첫째, 협의회는 PD사회 내 갑을관계를 해소하고, 전체 PD가 평등하고, 호혜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모든 PD는 미디어 생태계의 핵심인 콘텐츠를 창작하는 자로서, 방송사 내외에 관계없이 그가 어디에 속하든 동등한 자유와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하청의 수직적 관계를 내포하는 하도급형 외주 관점에서 벗어나 건강한 콘텐츠제작(창작)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논의로 나아가야 합니다.

 

둘째, 불공정 관행의 해소를 넘어 말 그대로 상생’(함께 살기)을 위한 변화를 모색해야 합니다. 지상파 생존위기가 가속화하고, 방송 산업이 침체하는 상황에서 제작비 산정과 협찬·광고 수익배분 비율을 일부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외주 쥐어짜기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을 가로채는 불합리한 구조는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방송사와 제작자가 동시에 이익을 낼 수 있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저작재산권을 포함하여 프로그램 유통과 이용에 관한 사항을 전면 재검토하고 미래지향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상생협의회가 모든 과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정부의 정책·지원이 뒷받침되고,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합니다. 시민사회도 함께 해야 합니다. 우리는 박환성, 김광일 피디에게 큰 빚을 졌습니다. 그들이 남기고 간 꿈을 이루기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독립PD협회와 EBS가 상생과 협력의 수레바퀴를 잘 굴려나가도록 언론연대도 있는 힘껏 돕겠습니다. 사과와 화해의 문을 열기 위해 애쓰신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

 

 

2020610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전규찬, 최성주, 이동훈)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