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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논평]윤석열 정부의 '언론흔들기'... 불행한 역사의 반복은 안 된다

by PCMR 2022. 7. 19.

국민의힘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사진출처=국민의힘 홈페이지)

[논평]

윤석열 정부의 언론 흔들기불행한 역사의 반복은 안 된다

 

윤석열 정부의 언론 흔들기가 계속되고 있다. 공영방송의 편파성을 제기하더니 언론노조를 비방하고, 임기가 보장된 언론 기관장들을 향한 사퇴 압력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이번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타깃이 됐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19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게 국민의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국정운영을 책임지는 여당의 대표 입에서 임기가 보장된 언론 기관장의 사퇴 요구가 당론이라는 말이 나온 셈이다. 이는 단순히 언론이나 심의에 불만을 제기하는 수준을 뛰어넘는 것이다. ‘방송을 장악할 생각이 없다던 발언과도 상충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근거도 납득하기 어렵다. 박성중 의원은 선거 방송 심의에서의 편향성을 문제로 제기했다. 지난 네 차례의 선거에서 307건의 방송 심의 절반가량을 문제없음으로 처리했는데, 대부분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를 비롯한 국민의힘과 보수진영을 일방적으로 조롱·희화화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불공정 편파방송이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정말 그에 관한 책임을 묻고자 했다면 대상이 틀렸다. 공직선거법선거방송에 관한 심의를 맡은 곳은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 엄밀히 말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는 별개의 기구이기 때문이다.

 

언론연대는 윤석열 정부 아래 언론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를 우려한다. 국민의힘은 대선 이후 줄곧 언론의 편향 및 불공정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KBS를 비롯한 MBC·YTN 등에 대해서는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좌지우지하는 방송이라며 악성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임기가 보장된 방송통신위원장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사퇴를 종용하고 있다. 서울시의회에서는 서울시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불행한 역사의 반복인가. 한국의 공영언론은 정권의 언론장악으로 인한 노동자들의 파업과 해고 사태를 겪으며 상처를 입고, 정체했다. 그 상처들이 차마 회복되지도 못한 시점이다. 언론·시민사회단체들은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시급한 과제는 미뤄둔 채 또다시 불공정 방송내세워 언론 길들이기에 나서는 고질병을 되풀이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미디어혁신위원회출범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우리는 그를 통해 미디어 정부조직 개편과 함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 제도개선 논의가 진전되길 바랐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가장 시급한 과제는 내팽개치고, 결코 하지 말아야 할 일만 반복하고 있다. 여당이 됐다고 해서 이렇게 하루아침에 입장이 바뀔 수 있는 것인가. 과연 이것이 윤석열 정부가 이야기한 국민통합이란 말인가.

 

윤석열 정부를 향한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다. 하루가 멀다고 치솟는 물가로 한숨 소리는 점점 커지는데 대통령은 근본적인 해법을 내기는 어렵다’, ‘대통령은 처음이어서라는 무책임한 말만 거듭하고, 대통령실은 연일 영부인과 사적 채용 문제로 소란스럽기만 하다. 국민들이 등을 돌리는 이유다. 그런데도 정부는 연일 언론과 노동조합 때리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하락하는 지지율에 제동을 걸고자 한다면, 그 방법은 간단하다. 당초 국민에게 약속한 일을 하면 된다. 국민들이 진정 바라는 게 그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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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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