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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논평]‘김만배 지회’로 전락한 ‘언론인’, 직업윤리는 무너졌다

by PCMR 2023. 1. 10.

(출처 : 뉴스타파)

[논평]

김만배 지회로 전락한 언론인’, 직업윤리는 무너졌다

: 언론 신뢰를 위해 남은 언론인들이 감당해야 할 몫은?

 

2023년 초부터 언론(기자)사회가 시끄럽다. 대장동 개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금전을 매개로 인맥을 구축해 불법 행위 보도를 막기 위해서 로비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신뢰를 다시 쌓아가고 있는 언론에 찬물을 끼얹는 이 같은 행위를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김만배 씨의 기자를 상대로 한 거액의 금전거래 및 금품수수 정황은 지난해 12월 말 세상에 드러났다. 뉴스타파는 정영학 녹취록을 둘러싼 김 씨의 전 방위적인 언론 로비 정황을 보도했다. 김 씨와 금전 거래가 처음으로 드러난 언론인은 머니투데이 홍성근 회장이다. 이른바 ‘50억 클럽에 홍 회장이 포함돼 있었고 실제 두 아들 계좌로 49억 원의 금전이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드러나고 있는 한겨레, 한국일보, 중앙일보, 채널A 등의 언론사와 기자 명단 공개는 뉴스타파 보도 후의 일이다. 검찰이 정영하 녹취록을 입수한 게 20219월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제야 드러나고 있는 것이 의아할 정도다.

 

한겨레는 김만배 씨의 언론인들을 향한 로비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한겨레 편집국 간부 A기자는 김 씨와 9억 원의 금전 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겨레는 곧바로 A기자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입장을 밝히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리고 10(오늘), 취업규칙과 한겨레 윤리강령, 취재보도준칙, 명예훼손 등의 이유를 들어 A기자를 해고했다. 김현대 사장을 비롯해 백기철 편집인과 이상훈 전무 등이 줄이어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한겨레의 이 같은 조치들은 이번 사건의 중대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국일보와 중앙일보 간부 또한 김 씨와 각각 1억 원과 9,000만 원의 돈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났다. 각 언론사들은 해당 기자를 직무에서 배제 및 대기발령 조치를 취했다.

 

김만배 씨의 언론인 로비는 전 방위적으로 진행됐다. 채널A 기자는 김만배 씨로부터 명품 신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언론인 출신 인사들에게 화천대유 홍보 및 고문 등의 명목으로 수천만 원의 급여를 지급했다고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수십 명에 달하는 기자들에게 골프 접대 등 많게는 수백만 원을 뿌렸다는 정황도 나온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 씨는 법조 신문과 민영 뉴스통신사를 직접 소유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내일은 또 어느 매체의 어떤 기자의 이름이 등장할지 가늠조차 어렵다.

 

김만배 씨는 본인이 관리하는 언론인들의 모임을 지회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리고 떡밥을 던져주듯, 아파트를 분양 받아주거나, 명품을 건네거나, 골프를 접대하거나, 상품권을 살포하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기자들을 관리했다. 김 씨는 이렇듯 언론이 가지는 힘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 그를 이용하고자 했다. 실제 정영학 녹취록을 보면, ‘(김만배가) 기자분들 먹여 살린다’, ‘비용 좀 늘면 어때. 수사 안 받지, 언론 안타지등의 낯 뜨거운 문구가 눈에 띈다.

 

문제는 김만배 씨의 목적을 가진 로비에 기자들이 아무런 경계심을 가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렇게 언론윤리강령은 또다시 무력화됐다. ‘친하면 돈 좀 빌리고, 선물도 받을 수 있지라는 말은 말아야 한다. ‘금전을 매개로 된 관계는 결코 건강하다고 볼 수 없다. 미래저축은행 김찬경 회장의 종편 출자,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의 외유성 출장, 로비스트 박수환 씨의 언론인 자녀 채용 청탁, 삼성 미래전략실 장충기 전 사장의 기사 청탁 문자 등의 과거의 사건들이 이를 말해준다. 결국, 무언가를 받았다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걸 내놓아야 한다. 언론인에게 그건 직업인으로써의 양심이다.

 

언론의 신뢰도는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이번 사건이 걱정되는 이유다. 김만배 씨로부터 부적절한 금전 거래와 금품을 수수한 기자들은 철저한 수사와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언론 신뢰도는 다른 문제다.

 

이번 사건에서 언론인들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부분은 불법 행위를 무마하기 위한 로비 대상에 기자들이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언론 스스로 큰 힘을 가진 권력임을 말해준다. 그리고 다양한 유혹 앞에 윤리강령의 존재 사실은 아무런 힘이 없다는 사실 또한 다시 한 번 드러났다. 현장에 있는 기자들이 실질적으로 직업윤리에 대해 고민할 방법과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그것이 언론의 신뢰 회복을 위해 남은 사람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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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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