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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종편 재승인 총대 메고 나선 이경재 위원장, 제2의 최시중이 될 셈인가

by PCMR 2013.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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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종편 재승인 총대 메고 나선 이경재 위원장, 제2의 최시중이 될 셈인가
 
역시나 예상대로였다. 가재는 게 편, 이경재는 종편이었다. 방통위는 오늘 연구반이 제출한 기존안에서 크게 후퇴하여 종편에게 유리한 재승인 심사안을 최종 의결했다. 방통위가 종편에게 면죄부를 줄 것이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마치 최시중의 악령이 부활한 듯하다. 제2의 최시중을 자처하고 나선 것은 이경재 방통위원장이다. 이 위원장은 2일 방송의 날 특집 인터뷰에 출연하여 “종편에게 시간을 좀 더 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종편 재승인을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발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어제 방통위 사무국은 본래 논의하기로 했던 원안보다 심사수준을 대폭 후퇴시킨 수정안을 전체회의에 내놓았다. 이 위원장이 던진 메시지를 적극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밖에 없다. 국민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종편 챙기기에만 혈안이 된 모습이 최시중을 그대로 빼다박은 꼴이다.
 
방통위가 개최한 토론회는 국민들을 기만하기 위한 쇼에 불과했다. 방통위는 토론회에서 앞서 시민사회와 전문가의 의견을 충실히 듣고,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일 토론회에서는 종편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보다 엄격한 심사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전문적인 정책대안도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방통위는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일절 반영하지 않은 채 도리어 반대방향으로 개악안을 만들어냈다. 국민을 우롱한 처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방통위는 대신 종편 사업자들의 요구를 적극 받아들였다. 방송평가항목의 배점을 350점으로 상향한 것, 방송 공정성 항목 과락기준을 기존 60%에서 50%로 낮춘 것, 방송의 공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마련된 중복감점을 단일감점으로 축소한 것 등 방통위 개악안의 핵심내용들은 종편사업자들의 일관된 요구사항이었다. 이렇게 구체적인 심사사항과 배점에서 사업자의 요구가 관철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방통위는 종편에게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별다른 합리적 근거도 없이 연구반이 만든 안을 헌신짝 버리듯이 내팽개쳤다. 방통위가 유일하게 내세운 ‘지상파와의 형평성’ 논리 역시 불리한 규제를 받을 때는 PP, 유리한 조건을 요구할 때는 지상파라는 지위를 내세워왔던 종편의 박쥐같은 행태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위원장 멋대로 좌지우지할 거라면 연구반은 왜 운영한 것이며, 토론회는 왜 개최한 것인지 캐묻지 않을 수 없다. 한 마디로 세금낭비다. 이경재 위원장은 방통위를 최시중 시절로 되돌릴 셈인가? 방통위가 종편 정책의 잘못을 만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겠다고 한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그러나 최시중씨가 그랬던 것처럼, 그 선택이 가져올 후과는 반드시 각오해야 할 것이다. 이경재 위원장과 방통위 관료들은 깊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2013년 9월 5일
언론개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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